엉뚱한 곳으로 달려간 고용개혁 담론 정치와 통계

동일노동-지독한 차별임금

같은 무기 계약직 경비원이라도 미래창조과학부는 연봉이 5018만 원(2013년 기준), 국세청은 1571만 원이다. 국토교통부는 4717만 원, 고용노동부는 3697만 원, 안전행정부는 1874만 원이다. 이는 국책연구기관인 한국노동연구원이 작성하여 국무총리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에 제출한 ‘중앙행정기관 무기계약직 임금제도 개선방향’ 보고서에 나오는 내용인데, 은수미 의원을 통해서 지난 11월 24일 공개되었다.
 
보고서는 중앙행정기관과 1차 소속기관 등 41곳을 대상으로, 경비, 운전, 산림보호 업무, 민원안내, 매표원 등도 조사 비교했는데, 역시 처우 격차는 크고, 직무별 처우 기준이 없긴 마찬가지였다. 경비원은 최고 연봉과 최저 연봉의 격차가 3447만원, 운전원은 1850만원, 산림보호 업무는 1794만원이었다. 은수미 의원 이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은 비정규직의 무기계약직 전환밖에 없다" 면서 “실질적인 처우 개선과 통일적이고 합리적인 임금제도 개선 등 관리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그런데 명백한 부조리 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성토하는 목소리도, 시정하겠다는 목소리도 없고, (은수미 의원 등이)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했다는 소리도 들려오지 않는다. 아마도 부조리는 맞지만 불법은 아니고, 사회 전반에 만연해 있고, 무엇보다도 대책이 마땅찮아서 그렇지 않을까 한다. 사실 대책이 결코 간단치 않다. (추측컨대 청원경찰급 대우와 호봉제를 적용받고 있는 것 으로 보이는) 미래창조과학부 경비원 수준으로의 상향 평준화는, 이들 보다 훨씬 힘든 일을 하면서도 박봉으로 살아가는 국민 다수가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국세청 수준의 하향 평준화도 현실적으로 곤란하다. 고용노동부 수준의 중향 평준화(월 308만 원, 연 3697만원)조차 ‘공공 귀족’ 논란을 피할 길이 없다. 통계청의 ‘2014년 상반기 지역별 고용조사’에서 임금근로자 총1873만4000명 중에서 월100만원 미만이 12.4%, 100~200만원이 37.3%, 200만~300만원이 24.8%, 300만~400만원이 13.1%, 400만원 이상이 12.4%니까, 고용노동부 경비원 수준도 상위 25% 수준에 들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리나라 경비원의 압도적 다수를 구성하고 있는 아파트와 건물 경비원 대부분은 월 100만∼200만 원 수준이다. 이것이 이 직무의 사회적(시장) 가격일 가능성이 크다. 진퇴양난이다. 중간으로 갈 수도 없다. 그래서 비판은 있지만, 대안도 없고, 시정 시늉도 없는 것일게다.  하지만 공공부문의 고용 관행과 직무별 근로조건이 민간(노동시장)의 기준으로 작용하는 한 이 부조리를 대충 뭉개고 갈 수는 없다.  
 
선진국에서 보기 힘든 부조리
직무별 임금 및 근로조건의 표준이 없는 것은  선진국에서 보기 힘든 한국 특유의 악질적 부조리 중 하나다. 단적으로 같은 완성차 조립 일을 해도 현대차 정규직과 수십개의 사내하청 정규직, 쌍용차 정규직, 동희오토(완성차 조립 외주업체) 정규직 간의 근로조건 격차는 공공기관 경비원만큼이나 크다. 현대차 사내하청과 동희오토 정규직의 근로조건이 나쁘다 하나 이 역시 2차, 3차, 4차, 5차 협력업체 노동자들에게는 선망의 대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현대차 정규직과 차별 철폐와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고공농성, 법정 소송, 분신 자살을 불사하며 결사적으로 투쟁한다. 인간은 빈곤, 모자람 보다 불공평에 더 분노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 부조리는 사회에 만연한 박탈감, 분노, 불만, 노사관계 불안정이라는 지진과 화산의 진앙이다.   
 
 
교육시험 경쟁의 본질=좋은 데 들어가기
문제는 이것이 다가 아니다. 하는 일(노동의 질)은 같은데 소속(자리)에 따라 처우가 하늘과 땅만큼 차이가 나면, 사람은 노동의 질을 끌어올리기보다는 좋은 데 들어가는데 목숨을 건다. 바로 이것이 우리나라 교육·시험 경쟁의 본질이다. 뿐만 아니라 사교육비 폭증, oecd 최고의 대학진학률-낮은 청년 고용률-그로 인한 일자리와 대학진학률의 지독한 미스매칭, (당사자로서는 합리적 선택이지만, 국가 전체적으로는 망국적 현상인) 지독한 고시·공시 열풍과 고교 이과의 최고 수재는 압도적으로 의대로, 문과 수재는 경영대를 거쳐 로스쿨을 지망하는 현상의 뿌리다. 동시에 일한 만큼만 받거나, 일한 만큼도 못 받는 중소기업 구인난의 뿌리이기도 하다.  
 
한편 좋은 데 들어간 사람, 즉 노동의 시장 가격보다 훨씬 더 받는 사람은 그 자리를 결사적으로 지켜야 한다. 여기서는 해고는 살인이 된다. 빈곤 때문이 아니라 엄청난 낙차와 (다시는 그런 좋은 직장에 들어갈 수 없다는) 절망감때문이다. 이것이 한진중공업, 쌍용차 구조조정 과정에서 일어난 전쟁과 같은 갈등과 자살 비극의 뿌리다. 당연히 해고가 살인이 되는  곳( 현대차, 쌍용차 같은 기업의 현장직 등), 다시 말해 신규채용이 정년 보장을 의미하는 곳에서는 신규 채용을 극도로 꺼릴 수 밖에 없다.  1~2년 후의 운명을 알 수 없는 기업들은 이윤 극대화가 아니라 생존전략 차원에서라도 해외에 생산 기지를 건설하고, 외주 하청화와 비정규직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중국리스크, 고용리스크, 금융리스크와 규제품질
한국에서 고용 문제나 노동시장 문제를 얘기하는 사람은 많아도 고용을 안고 있는 산업 혹은 생산물시장 문제, 특히 산업을 두려워 떨게 만드는 리스크를 얘기하는 사람은 적다. 긴 얘기가 필요하겠지만 여기서 짧게만 얘기하자.  
 
한국 기업은 산업과 기술의 특성상 중국의 도전에 더 취약하다. 최근들어  우리의 10대 수출 품목이던 석유화학, 철강, 조선, LCD, 휴대폰 산업이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이 품목들은 대체로 생산설비나 (싸게 빨리 만드는) 생산기술이 경쟁력의 요체이기에 중국이 상대적으로 쉽게 추격할 수 있다. 그래서 10대 수출 품목 중 자동차와 반도체를 빼 놓고는 다 어렵다고한다. 요컨대 한국의 산업(기업)은  그 어떤 나라 보다 중국의 경제적 웅비로 인해 위기(리스크)에 더 많이 노출되어 있다. 
 
그런데 '해고는 살인'이라는 절규에서 보듯이 대기업의 고용 리스크, 즉 구조조정 리스크는 그 어떤 나라 보다 크다. 뿐만 아니라 금융 리스크도 크다. 대우, STX, 동부 등 주요 재벌 대기업의  파산 혹은 은행주도 구조조정 과정에서 봤듯이, 한국 금융은 관의 과도한 보호, 간섭 아래 성장한 우물안 개구리 내지 덩치만 큰 비만아나 다름없다. 금융의 노하우와 마인드가 노동처럼 거칠고 단기적이면 기업은 여유가 있으면 (금융 리스크가 적은 나라에 비해) 더 많은 돈을 사내유보금 형태 등으로 쌓아두게 만든다. 이것이 한국 기업의 과잉 건전화=과소 부채비율로 몰아간 요인 중의 하나이다. 뿐만 아니라 박대통령이 규제를 쳐부숴야 할 원수로 규정한데서 보듯이 저열한 규제 품질 역시 국내 투자와 고용을 꺼리게 만드는 요인 중의 하나이다. 
 
요컨대 다른 선진국과는 훨씬 센 중국 리스크, 고용 리스크, 금융 리스크와 저열한 규제 품질로 인해 , 또 중국, 인도, 동남아 등지에서 떠 오르는 기회를 움켜쥐기 위해서라도 더 적극적, 공세적으로 해외 진출을 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기업으로서는 너무나 합리적인 선택이지만, 기업소득과 가계소득의 격차는 oecd 최고=최악이다. 가계는 주로 국내의 생산과 소비 활동에서 소득을 얻지만, 기업은 전지구적 차원에서 소득을 얻기 때문이다. oecd 최악이라는 것은 우리 대기업들이 가장 전향적으로 글로벌화를 추진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담 전가로 인한 패악 
직무에 대한 근로조건의 사회적, 산업적 표준이 없으면 사람은 하늘 같은 곳, 특히 공공부문과 대기업 조직노동의 근로조건을 표준=정상으로 삼는다. 나머지는 비정상이 된다. 다수가 인정하는 시장가격=표준이 없어지면 만인의 만인에 대한 쟁취 투쟁이 일어난다. 그렇게 되면 힘센 놈, 즉 공공부문과 대기업(갑) 및 독과점 기업 종사자는 쟁취=정상수준 도달, 즉 사실상 약탈에 성공하고, 힘 약한 놈은 그 반대가 된다. 노동시장에 늦게 진입하는 청년세대와 미래세대는 당연히 힘 약한 놈이니 대부분은 패배자(loser), 비정상 수준에 머물게 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청년들은 결혼과 출산을 정상 상태에 도달해야 할 수 있는 어떤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데 지금 한국 청년들은 정상 상태에 도달하기가 너무 어렵다. 이것이 3포(연애, 결혼, 출산 포기)세대의 뿌리요, 세계 최악의 만혼(晩婚), 노령 출산 및 저출산의 뿌리다.
 
한편 기업 내에서는 경비, 안내, 생산직 근로자 등의 근로조건이 정해지면, 적어도 그 기업 내에서는 이들보다 더 높은 질의 직무는 그 보다 근로조건이 높아지게 되어 있다. 경비가 연봉 5천만원이 되면 기업 전체가 이상 고임금이 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렇게 되면 이 기업은 전반적으로 고임금이 되고, 결과적으로 더 가혹하게 을(하청업체)이나 호갱(호구고객=소비자)을 약탈 할 수밖에 없다. 수많은 을, 병, 정 기업 종사자들은 일한만큼도 못받는 사태가 생기는 것이다. 
 
거칠게 계산하면, 1명의 취업자의 평균적 근로 소득(연봉)은 1인당 gdp(2012년 기준 2600만원 내외) 수준에 근접하게 되어 있다. 왜냐하면 인구의 50%(2500만명=임금근로자, 자영업자, 사업주)가 gdp의 50%(피용자보수+자영업자들의 추정 소득-고용주의 사회부담금) 내외를 근로소득 형태로 나눠가지기 때문이다. 분배 구조가 좋은(피용자 보수 비중이 높은) 선진국이라 하더라도, 노동시장에 늦게 들어오는 전문직을 제외한 웬만한 노동자들의 연봉이 1인당 gdp 수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것은 이 때문이다. 이는 oecd 교육지표의 교사의 보수 수준을 보면 알 수 있다. 교사는 대체로 전문직의 하한이고, 공공부문의 다수로서, 시장에 의해 보수가 책정되지 않는다. 그런데 선진국 같으면 gdp의 1 배 내외의 보수를 받는 500만명이 gdp의 2~3배를 가져가면, 나머지는 파이 나눔 판에 아예 들어오지도 못하거나(낮은 고용률) 하는 일에 비해 너무 낮은 보수(소득)를 가져갈 수 밖에 없다. 공공부문, 대기업(갑), 독과점 기업, 전문직 등 힘쎈 존재들이 직무에 비해 너무 높고 안정적인 근로조건을 누리면 이 부담을 나머지가 다 떠안야 한다는 얘기다. 한국의 고용률이 낮고, 임금격차가 크고, 식당아줌마, 건설잡부 등 중하위 노동이 유달리 고단하고, 불안하고, 피폐한 이유다. 
 
 
왜 사회적 공감대가 크지 않나?
크고도 불합리한 격차는 망국적 부조리임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직무와 임금 및 근로조건의 표준 설정은 절실한 국가적 과제처럼 여겨지지 않는다. 왜 그럴까? 그것은 무엇보다도 한국 사회에 기준(표준)과 원칙을 선도해야 할 노동운동, 민주화운동과 공공부문에 이 개념이 너무 흐릿하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전문직과 사무관리직(CEO와 임원 포함) 등 민간부문 화이트 칼라의 경우 (고용임금에서) 시장 원리가 비교적 잘 관철되기 때문이다. 단적으로 2013~14년 소리없이 진행되는 금융권 대규모 감원 등에서 보듯이 유사시 구조조정이 그리 어렵지 않다. 고용임금에서 시장원리가 잘 관철된다는 것은 노동의 질(생산성) 내지 개별적 성과를 예리하게 구분, 평가하여 적정한 차별 대우를 하고, 유사시 인력 구조조정도 큰 어려움 없이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노동시장이 잘 작동하기만 하면, 그 직무 혹은 사람에게 임금을 얼마나 줄지, 근로조건을 어떻게 할지는 전적으로 그 기업의 경영상의 판단이다. 비슷해 뵈는 직무라도 성과 차이가 크면 임금 차이가 몇 배가 날 수도 있다. 이것이 더 효율적이고 더 공평하다. 그런 점에서 완벽한 평가보상 제도와 두터운 사회안전망과 재교육 제도가 있다면 내가 강조하는 산업적, 사회적 표준은 불필요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의 특성상, 노동력 상품의 특성상 완벽한 고용임금 유연성이 가능할까? 인간은 대단히 주관적이고(자신의 역량과 성과를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또 불공평에 극도로 예민하다. 따라서 직무의 산업적, 사회적 표준이 없으면, 자신의 일에 혼을 쏟지 못하는 사람이 많아진다. 노동력 이동도 너무 높아진다. 그래서 노동을 일반 상품(기업의 원자재)과 유사하게 취급한다고 할 정도로 고용유연성이 극히 높은 스웨덴과 미국조차도 직무에 대한 사회적, 산업적 표준 비슷한 것이 형성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스웨덴은 이를 산별노조가 단체 교섭으로 만들고, 미국은 노동시장에서 자연스레 형성되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높은 고용임금유연성은 직무와 임금 및 근로조건의 사회적, 산업적 표준, 공정한 평가 제도와 문화, 두터운 사회안전망과 재교육시스템 등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이런 것이 거의 갖춰지지 않는 한국은, 적어도 국민의 세금과 규제를 기둥으로 서 있는 공공부문은 합리적인 표준을 만들기 위해 특단의 노력을 해야 한다. 
 
엉뚱한 데로 달려간 고용개혁 담론
다른 선진국에서는 좀체 볼 수없는 동일노동-(회사에 따라 너무 편차가 큰)차별임금이라는 부조리는 우리 사회의 고용노동 개혁 담론이 "통일적이고 합리적인 임금제도(체계) 정립"이 아니라 "비정규직(기간제, 임시직 등)" 자체를 (자본의 탐욕이 만든) 자명한 '악'으로 규정하고, 이를 축소, 해소하는 쪽으로 달려간 것과 관련이 있다. 그런 점에서 은수미 의원 역시 고용관련 담론을 엉뚱한데로 몰고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따지고 보면 진보와 보수가 휘두르는 대표적인 고용(노동) 개혁담론 자체가 본질을 짚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 정규직을 정상, 비정규직을 비정상으로 여기고 비정규직을 규제하거나 없애자는 진보측 개혁담론도, 정규직의 노동권이 너무 과도하니 좀 축소하자는 보수측 개혁 담론도 다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는 얘기다.
 
한국은 직무에 따른 근로조건의 표준이 없어서, 다시 말해 지불능력과 교섭력에 따라 근로조건이 천차만별이라서 정규직도 정규직 나름이다. 문제의 핵심은 정규직 자체가 아니라는 얘기다. 뿐만 아니라 150만명의 조직노동의 행태도 둘째 문제다. 진짜 문제는 공공부문이다. 이들은 시대착오적인 고용임금 체계(호봉제 등)를 가지고 있는 등, 너무 강하고, 높은 노동권을 누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동시장 전반에 위력적인 기준으로 작용한다. 그 다음이 규제산업(업역)과 독과점 산업이다. 사실 우리나라 조직노동의 대부분은 바로 공공부문, 규제산업, 독과점 산업에 있기에 공공부문을 강건하고 유능한 정치가 바로잡고--현 정치제도 하에서 이런 정치가 가능할 지는 의문이지만---, 규제산업과 독과점 산업에서는 그 지대(rent)와 독과점 이익을 대폭 축소하면, 정규직의 과도한 노동권 문제와 노조 문제는 (해결이야 안되겠지만) 상당히 완화는 될 것이다.
 
 공무원이 진짜 솔선수범할 것은?
하는 일과 누리는 처우의 균형, 즉 공평 개념 없이 자본과 권력의 착취와 억압에 대항하여 권리, 이익 쟁취, 상향 투쟁으로 30년을 달려온 한국의 기형적 노조 운동과 민주화운동도 동일노동-망국적 차별임금에상당한 책임이 있다. 노동의 최상층(300만 명)이자 세계적 고임금 집단인 ‘100인 이상 민간기업 사무관리직 보수’를 기준으로 삼고, 직무보다 호봉(연수) 중심으로 보수 체계를 만든 공무원들도 마찬가지다. 따지고 보면 이는 공무원연금 문제보다 더 심각한 부조리다. 비록 현직 공무원의 기득권을 너무 전향적으로 인정하긴 했지만, 그래도 수십 년의 호흡으로 연금 부조리의 해법을 찾아냈듯이, 이 문제 역시 그렇게라도 해법을 내야 한다.
 
그런 점에서 공공부문이 진짜 솔선수범할 것이 있다면, 그것은 공무원 월급 한 푼도 안 줄이고, 바보라도 할 수 있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아니다. 시장=소비자 선택에 죽고 사는 민간 수준을 감안하여 직무별 임금 및 근로조건의 표준을 만드는 것이다. 동시에 시대착오적인 가파른 호봉제를 철폐하는 것이다.-끝-
##이 글은 동아광장 칼럼을 수정 보완한 글이다. http://news.donga.com/3/04/20141204/68340823/1

저임금 문제에 대한 소고

의외로 거대한 저임금(?) 근로자에 대한 분노, 성토가 엉뚱한데로 흘러가는 것이 안타깝다. 한국일보 박선영기자 역시 나처럼 통계청의 ‘2014년 상반기 지역별 고용조사’를 주목했다. 이 통계는 임금근로자 총1873만4000명 중에서 월100만원 미만이 12.4%, 100~200만원이 37.3%, 200만~300만원이 24.8%, 300만~400만원이 13.1%, 400만원 이상이 12.4%라는 사실을 보고, 그야말로 충격과 분노를 느낀 모양이다. 임금근로자의 절반 이상이 200만원 미만인데, 대학진학률 80%에 대졸 초임 평균은 278만원이니!!! 뭔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것이다. 대졸초임이 문제 일까? 대학진학률 80%가 문제일까? 임금근로자 절반 이상이 200만원 미만이 문제일까? 박선영 기자는 당연히 임금근로자 절반 이상이 200만원 미만이 문제라고 생각 한다. 그러면서 500조원이 쌓여 있다는 사내유보금에 눈을 흘긴다. 물론 나도 문제가 그렇게 간단 명료 했으면 좋겠다. 그런데 문제를 파들어가 보면 그리 간단치 않다.

우리의 물질적 재생산 구조를 잘 보여주는 최신 통계인 2012년 기준 통계를 가지고 살펴보자. 총GDP는 1,251.5조원, 피용자 보수는 599.3조원이다. 이 중 임금 및 급료(이건희 월급부터 시간제 알바 월급까지)는 462.8조다. 나머지 136.5조는 기업이 부담하는 사회부담금(4대 보험료 등)이다. 통계청의 2012년 말 기준 임금근로자는 1773만4천명이다. 임금근로자 1인당 평균 임금및 급료는 462.8/1773만4천명 하면 2,609만5천원(월217만5천원)이 나온다. 총 취업자(임금근로자+자영업자)를 기준으로 따지면 사람은 2,468만1천명으로 늘고--조사하는 주에 1시간만 일해도 취업자로 잡으니 이렇게 나온 것이고 8시간 기준으로 따지면 2,299만명이다-- , 수입(근로자 임금 및 급료+ 자영업자 영업잉여)은 462.8조+114.8조원=577.6조원이 된다. 이를 2468만1천명으로 나누면 연2,340만원(월195만원)으로 떨어진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 제조업은 총취업자(2299만명)의 15.8%에 불과하지만, 총부가가치는 31%(우리나라 생산성 평균의 1.96배)를 생산한다는 것이다. 이는 기업소득(이윤)의 주요한 원천이긴 하지만, 어쨌든 지불능력이 높은 것은 분명하니까 제조업의 전반적인 고임금으로 나타나기 마련이다. 한편 총취업자의 69.8%가 종사하는 서비스업의 경우 총부가가치의 59.5% 생산하는데 이 역시 도소매 및 운수업은 20.4%가 부가가치의 12.6%(평균 생산성의 0.62배)를 생산하고, 소비자 서비스업(음식 및 숙박서비스, 문화 및 기타서비스)은 13.7%가 겨우 5.3%(평균생산성의 0.39배)를 생산한다는 것이다. 생산자서비스업(정보통신·방송, 금융·보험, 부동산·임대,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 사업지원서비스)은 18.4%가 25%를 사회서비스업(공공행정 및 국방서비스, 교육서비스, 보건 및 사회복지서비스)은 17.3%가 16.6%를 생산한다는 것이다.

소비자서비스업 및 도소매및 운수업의 낮은 생산성과 제조업의 높은 생산성을 대비시키며, 후자를 바람직한 어떤 것으로 여기고, 전자는 쓸어버려야(구조조정 해야) 할 어떤 것으로 여기는 탁상 이론가들이 있다. 그런데 생산성은 원래 부가가치/사람(종사자수)이다. 진입장벽이 낮아 사람이 많이 들어가면 생산성이 낮게 나온다. 반대로 진입장벽이 높아 사람이 많이 못들어가면 생산성이 높게 나온다. 선진국은 산업, 업종, 부문에 상관없이 생산성이 전체 평균에 수렴하는 것은 바로 고용(사람)이 물 흐르듯이 흐르기 때문이다. 비교 우위 부문에서는 고용을 잘 흡수하고, 비교 열위 부문에서는 고용을 잘 방출한다는 얘기다. 이는 직무에 따른 임금 및 근로조건의 표준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대기아차, 현대중공업 등 사람(노동력) 수요가 넘쳐나는 비교우위 제조업에 사람이 들어갈 수 있을까? 이미 하는 일에 비해 세계 최고의 고임금을 받고 있으니, 유사시 구조조정이 불가능한데? '해고는 살인'이라는데.....돌아보라, 쌍용차 구조조정에 대해 이른바 민주진보와 적지 않은 국민들의 정서가 어떠했나? (기업이 사경을 헤멜때는 정리해고 포함 구조조정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글을 썼다가, 얼마나 극악한 욕을 먹었는지 모른다. 30명 가까운 쌍용차 자살 방조, 옹호범처럼 취급되었다)


요컨대 제조업, 수출산업의 높은 생산성과 음식및 숙박업과 내수산업의 낮은 생산성은 별개가 아니라 동전의 양면이라는 것이다. 제조업, 수출산업이 고용을 많이 흡수 하지 못하니, 음식 및 숙박업 등 낮은 생산성 부문으로 고용이 과잉이 되면서 생산성이 너무 낮게 나타난다는 얘기다.


다시 말해 제조업 쪽에서는 자본과 노동이 타협=담합하여 신규채용 보다는 기존 고용을 지키는데 주력하고, 필요하면 잔업 특근 등 장시간 노동으로 때우고, 동시에 물량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고, 하청 단가도 막 후려칠 수 있는 외주하청화로(이 역시 원청의 고임금, 고생산성의 토대이다) 물량을 돌리자는 쪽으로 합의를 봤기 때문이다.

이런 합의서에 노사가 도장을 찍어서가 아니다. 이념적, 논리적 귀결이 그렇다는 것이다. 기업은 불확실성 가득한 글로벌 시장을 헤쳐나가다 보니 1~2년 앞을 낙관할 수 없다보니--이는 부동의 세계1위 조선업체 현대중공업을 보면 알 수 있다-- 이윤극대화가 아니라 생존전략 차원의 선택이다. 노동은 임금 및 근로조건을 노동의 질(직무나 생산성)의 함수가 아니라 지불능력과 교섭력의 함수로 여기고, 또 해고를 살인으로 간주하기에, 기업으로 하여금 직접 고용에 인색할 수 밖에 없도록 몰아간다. 이러저러한 고용규제(정리해고 요건 강화, 비정규직 사용 제한 등)와 세금정책(법인세, 내부유보금 과세 등) 정도로는 해결이 안된다는 얘기다.


통계에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제조업의 경우도 삼성전자, 현대중공업, 현대기아차 등 수출대기업과 독과점 기업의 임금은 전반적으로 높을 것이다. 또 중소 제조업의 생산현장에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엄청 들어와 있을 것이다. 2000년대 들어 우리의 하층노동자들의 삶이 훨씬 팍팍해 진 것은, 중국, 동남아와 경쟁도 있지만, 그 못지 않게 식당, 건설잡부, 한계 제조업 등에 엄청난 수의 외국인 노동자들이 들어 온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아무튼 제조업에는 극과 극이 공존하는데 이들이 합쳐져서 1인당 부가가치가 전체 평균의 2배가 되니, 대기업, 공기업, 독과점 기업의 사무관리직 임금과 생산직(조직노동)의 임금 수준이 얼마 높을지는 불문가지. 게다가 사회의 임금의 기준=표준으로 통용되는 공무원의 보수 기준은 이 최상층 308만(100인 이상 민간기업의 상용 사무관리직)을 기준으로 책정했으니 높을 수 밖에.....100만명의 평균이 5300만원 내외 였던가? 문제는 이들은 100만명이 아니라는 것이다. 공기업과 그 방계까지 합치면 공공부문 종사자는 대략 250만~300만명 쯤이 되고, 이들의 평균은 5천만원 내외가 될 것이다. 대졸 초임이 의외로 높은 이유는 높은 생산성(이런 데서만 뽑을 테니까!)+독과점 이익+노조효과+공공부문 효과+ 기업의 한국특유의 리스크 헤징 효과+ 기업의 생존과 발전을 위한 적극적인 글로벌화 효과(이로 인해 기업소득은 늘지만 노동소득은 늘지 않는다) 등이 이중 삼중 사중으로 겹쳤기 때문이다.


요컨대 한국은 아주 고르게 가져가면 총 취업자 2500만원이 월 200만원 내외를 임금 및 급료로 가져갈 수 잇다. 그런데 한국은 공공부문, 대기업, 독과점 기업 등 합쳐서 대략 500~600만명은 평균의 2배를 가져간다면, 나머지가 어떻게 될지는 답이 빤히 나온다. 이는 대학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정규직 교수와 대학 정직원(그래서 신이 숨겨놓은 직장이라던가?)와 시간강사들의 근로조건 격차가 대표적이다. 정교수, 부교수와 시간강사의 생산성 격차가 과연 근로조건 차이만큼 날까? 결코 그렇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이런 부조리는 대학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 너무나 만연해 있다는 것이다.


과거 조선의 노비제도는 당시 중국, 일본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악질적인 차별제도 였다. 슬프게도 지금 한국도 세계에서 비슷한 예를 찾기 힘들 정도의 악질적인 차별이 일어나고 있다. 제도, 이념, 문화가 그 주범이다. 생산성 격차라는 탈을 쓰고 있는 차별도 많다. 


조선에서 노비가 유달리 많고, 또 노비를 많이 생산하는 제도(부모 중 어느 한 쪽이 노비면 노비였던가?) 를 유지했던 것은, 당시 선비들이 생산활동을 하지 않고 유학 공부에 전념하기 위해서는 죽음의 고역 같은 생산활동을 누군가 해 줘야 했기 때문이다. 생활에 필요한 재화가 한 두 가지가 아닌데, 이를 조달하는 방법은 자신이 직접 생산하든지, 상거래를 통하든지--세금을 많이 걷어서 국가가 주는 녹봉으로 구매를 하든지--해야 한다. 그런데 직접 생산은 유학 공부를 방해하고, 상거래는 이데올로기적 이유로 천시하고, 또 세금으로 선비를 부양하는 것도 여의치 않다 보니 결국 노비가 많이 필요하게 되어 있었던 것이다. 요컨대 조선 선비들이 물질적 생산활동을 하지 않고, 군자가 되려는 고귀한(?) 욕망이 최악의 차별제도를 만든 것이다. 이는 지금도 동일하다. 생산성 높은 부문, 공공부문, 전문직 등의 (우리 생산력 수준을 고려하지 않은) 선진국적 삶에 대한 소박하고 고귀한 욕망이 시간강사 등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80%의 대학진학률을 초래하고, (오직 좋은 직장에서만) 해고가 살인이 되게 만들고, 소비자서비스업 및 도소매및 운수업의 낮은 생산성=과잉 고용을 초래하고, 최악의 출산율과 자살율을 초래한 것이다.


요컨대 대기업, 공무원, 정규직을 정상으로 나머지를 비정상으로 여기는 사고 방식 자체가 바로 악질적인 차별을 존속시키는 원인 중에 하나라는 얘기다. 우리의 생산력(1인당 gdp) 수준과 고용구조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 이 놈의 사고 방식은 돈 천원 주면서 소주, 새우깡, 담배 사고 오백원 남겨오라고 했다는 전설적 군대 고참의 사고방식과 다를 바 없다. 신참, 즉 청년세대와 민간부문, 을, 병, 정 기업 종사자들은 자기 호주머니를 털어서 고참의 요구를 들어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내 얘기는 상향평준화도 하향평준화도 불가능하기에 중향평준화로 가야 한다는 얘기다. 한국식 정규직도 비정상, 비정규직도 비정상이니 중규직으로 가야 한다는 얘기다.

물론 피용자 보수를 늘릴 수 있고, 늘려야 한다. 문제는 100조원쯤을 더 가져온다고 해도, 현재의 노동내 양극화 구조가 그대로 인 한, 즉 많이 가져가는 놈이 더 많이 가져가는 한, 그래서 비교우위 산업이 고용을 많이 흡수하고, 비교열위 산업이 고용을 원활하게 방출하지 않는 한, 200만원 이하가 임금근로자의 절반이 되는 일은 계속 된다는 것이다. 또 하나 기업의 중국의 거세 추격으로 인한 중국 리스크, 고용 리스크(해고는 살인이라던가?), 금융 리스크, 저열한 규제품질 등이 엄존하는 한 역시 저임금 문제는 해결 난망이라는 것이다.


------------------------------------------------------------한국일보 박선영 기자 글-----------------------------------------
36.5˚] 월급 120만원과 세계의 비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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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영기자 
등록: 2014.12.04 17:59   수정: 2014.12.04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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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임금 근로자라는 말을 들을 때 당신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월 급여는 얼마인가. 사람마다 사는 세계가 다르고, 아무리 많아도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게 돈의 본질적 속성이므로, 체감의 기준은 제 각각일 것이다. 올해 대졸 신입사원 초임 평균이 278만원이고, 대학진학률이 80%를 넘은 것도 오랜 일이니, 200만원 미만 어디쯤, 대략 150만~200만원 사이가 저임금의 실질적 하한선이 아닐까 막연히 짐작했다. 대형마트 10년차 비정규직 월급이 온갖 수당을 포함하고도 110만원이 안 된다는 데 분개하고,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지 않는 아파트 경비원이 월 100만원도 못 번다는 사실에 흥분했지만, 내 사고의 지형 속에서 그들은 대체로 소수적 예외로 주변화되곤 했다. ‘저임금’, ‘저소득’이라는 용어는 언제나 ‘일부’라는 수식어를 동반하는 명사였고, 양극화니 어쩌니 해도, 나는 여전히 중산층이 다소나마 불룩한 다이아몬드형 다이어그램을 떠올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완전히 틀렸다. 월 급여 200만원 미만은 결코 주변부가 아니었다. 10월말 발표된 통계청의 ‘2014년 상반기 지역별 고용조사’ 기사를 보고 나는 대경실색했다. 대한민국 임금근로자 1,800만명 중 가장 많은 사람들이 받는 임금이 월 100만~200만원 미만이었다. 무려 37.3%, 그러니까 매일 아침 출근해 늦은 저녁 퇴근하는 직장인 10명 중 4명이 100만원대의 월급을 받고 있다는 말이다. 최저임금도 안 되는 월 100만원 미만의 임금근로자 12.4%를 더하면 월급쟁이 절반이 한 달에 200만원을 못 벌고 있는 셈이다. 200만~300만원의 월급은 임금근로자 전체의 24.8%만이 받을 수 있는 상당한 ‘고임금’이고, 300만~400만원은 13.1%, 400만원 이상은 12.4%밖에 안 되는데, 나는 그동안 이 ‘고임금 근로자’들을 평균으로 착각하며 살아온 것이다.

언어가 현실을 은폐하고 왜곡하는 경우야 수다하지만, 이처럼 치명적 기만이 있을 수 있을까. 임금근로자 절반이 받는 급여를 어떻게 저임금으로 부를 수 있는가. 나는 오래 생각했다. 도대체 100만원대의, 100만원도 안 되는 월급을 받는 50%의 임금근로자들은 어디에 있나. 나의 세계인식은 왜 이렇게 허술하고 그릇됐나. 주변에 슬금슬금 물어보고 알아보기 시작했다. 얼마 전 큰 아이가 다니는 공립유치원 급식실 파업 때문에 관심을 갖게 된 학교 비정규직 조리원은 1일 8시간을 근무하고 일당 4만6,770원을 받는다. 근무일 275일을 곱해 12개월로 나누면 월 107만원. 둘째가 다니는 민간 어린이집 보육교사 초임은 109만원, 여기에 정부의 처우개선보조금 등 각종 지원금이 붙으면 대략 140만~150만원. 친척 동생이 일하는 백화점 매장의 판매원 초임은 120만원 전후, 자주 가는 동네 커피전문점의 바리스타는 매니저급임에도 초임 약 110만원…. 120만원 안팎의 월급이 도처에 매복하고 있었다. 내가 몰랐을 뿐, 올해 최저임금 5,210원에서 달랑 몇 백원을 더 얹은, 이 인간존엄을 말살하는 노동가치의 환산액이 노동시장에는 이미 바이러스처럼 창궐하고 있었던 것이다.

사람값이 도대체가 사람값이 아니라는 것. 세계의 모든 비참은 여기서 비롯됐다. 임금 노동자의 절반이 한 달에 200만원도 못 버니, 결혼 출산 육아 교육은 언감생심이다. 그런데도 네 능력이 그것뿐인 걸 어떡하냐고, 억울하면 공부 잘해서 출세하지 그랬냐고 도처에서 막말이다. 그래서 모두가 사교육에 목숨 걸지만, 대부분은 경쟁에서 탈락하는 끔찍한 악순환. 능력주의는 이제 이 땅에서 괴물이 됐다. 세상의 어떤 하잘것없는 능력도 한 시간 투여한 결과가 5,210원일 수는 없는데, 놀랍고도 슬프게도 모두가 능력주의를 수긍한다.

기업 사내보유금이 500조가 넘고, 실질임금 증가율은 0%대에 들어섰으며, 노동자들의 임금은 아직도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고 기사가 쏟아진다. 그 대책 없이 쌓인 돈, 임금으로 풀어주시면 좋으련만, 자영업자부터 대기업 CEO까지 세상의 모든 사장님들이 가장 싫어하는 소리가 “월급 올려주세요”니 난망이다. 이럴 때 쓰라고 정부가 있는 것인데, 대책이라고 나온 게 ‘정규직 과보호 완화’란다. 우리가 잘못했다. 애를 너무 많이 낳았다.

박선영 문화부 기자 aurevoir@hk.co.kr



고김기원 교수 조문보 注目! Attention!

kimkywon-life-dream.pdf

고 김기원 교수 조문보다. 번개불에 콩을 볶았다.

오늘 오전에 은빛기획 노항래 대표의 제안을 받고, 지인들 몇 분이 카톡으로 대화를 나눈 후 제작의뢰 하기로 하고, 김사인 시인과 정과리 교수가 급히 조시를 써서 편집-인쇄소에 전달하니 6시 30분. 이후 편집-인쇄-제본 거쳐서 오후 9시에 장례식장에 배포 되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장례문화를 품격있게 만들려고 노력하는 은빛기획에 감사, 가슴을 울리는 시를 써주신 김사인, 정과리 선배님 감사, 김기원 교수님 다시 애도. 인쇄에 들어가기 직전 pdf다.

김기원(방송대 경제학) 교수가 간암으로 별세 하셨다.

블로거를 열어 보니 10월12일 글이 마지막, 페이스북을 열어보니 10월30일자 의미심상한 페북 활동 중단 메시지가 마지막이다. 아마도 이 사이에 병세가 심상찮다는 진단을 받은 듯.

나랑은 2001년 4월6일 대우자동차 사태 관련 험악한 토론회 때 처음 만났다. 이후는 종종 내가 (뭔가를 여쭈어 보려고) 방송대 연구실로 찾아가서 만났다. 2012년 초부터는 김교수님의 제의로, 한달에 한 번 6~7명이 북한산 등산을 했다. 정식 명칭 "어술렁 산악회", 아내가 붙인 별칭 "왕수다 산악회" ..

아아! 이렇게 급히 가시다니!! 이제 '개혁적 진보의 메아리'는 어디서 듣나!!!
http://blog.daum.net/kkkwkim

 


공공부문이 진짜 솔선수범 할 일은?

불과 2000자에 대한민국 최대의 고질병 중의 하나를 상세히 논하는 것은 어렵다. 요즈음 하도 정권의 부정, 비리, 추문, 추태가 마르지 않는 샘처럼 솟아나오니, 우리 경제사회(특히 노동시장)의 뼈대의 치명적 결함이랄까 반동적 시스템 문제가 덮이는 것 같다. 하지만 이 문제 해결 없이는 양극화도 일자리 3불(부족, 불안, 불만), 저성장과 저출산도, 격렬한 사회갈등도, 가치전도된 경쟁도 해결할 수가 없다. 노동생산성 내지 노동의 질을 예리하게 구분하여 적정한 차별 대우를 하는, 시장 원리가 잘 작동하는 직무 내지 직장은 차이가 커도 상관 없다. 문제는 노동시장이 잘 작동하지 않는 곳은 직무에 대한 임금 및 근로조건의 사회적, 산업적 표준을 만들기 위해 다 같이 노력해야 한다. 
오늘자 동아일보 칼럼이다. http://news.donga.com/3/04/20141204/68340823/1

[동아광장/김대호]일이 같으면 월급도 같아야 하지 않을까
입력 2014-12-04 03:00:00 수정 2014-12-04 05:11:13

업무 생산성 격차 아닌 소속에 따라 처우 천차만별 우리 사회 가장 심각한 부조리 
노사관계 대립-투쟁 내몰고 청년들 고시-공시열풍 부채질 
공공부문이 솔선수범… 임금-근로조건 표준 만들자

같은 무기 계약직 경비원이라도 미래창조과학부는 연봉이 5018만 원(2013년 기준), 국세청은 1571만 원이다. 국토교통부는 4717만 원, 고용노동부는 3697만 원, 안전행정부는 1874만 원이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작성해 은수미 의원을 통해 공개된 ‘중앙행정기관 무기 계약직 임금제도 개선방향’ 보고서 내용이다. 경비 업무 외에도 공공기관 41곳의 운전, 산림보호 업무 등도 조사했는데 격차는 크고, 직무별 처우 기준이 없긴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성토하는 목소리도, 시정하겠다는 목소리도 들려오지 않는다. 명백한 부조리지만 불법은 아니고, 대책도 마땅찮아서 그런가? 

그런 측면이 있다. 사실 미래창조과학부 수준의 상향 평준화도, 국세청 수준의 하향 평준화도 곤란하다. 고용노동부 수준의 중향 평준화(월 300만 원)조차 ‘공공 귀족’ 논란을 피할 길이 없다. 통계청 ‘2014년 상반기 지역별 고용조사’에서 임금근로자 1873만4000명의 절반이 월 200만 원 미만, 네 명 중 세 명(75%)이 월 300만 원 미만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파트와 건물 경비원 대부분은 월 100만∼200만 원 수준으로, 이 직무의 사회적(시장)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진퇴양난인 것이다. 하지만 공공부문의 고용 관행과 직무별 근로조건이 민간의 기준으로 작용하는 한 대충 뭉개고 갈 일이 아니다. 

직무별 임금 및 근로조건의 표준이 없는 것은 한국 특유의 부조리 중 하나다. 같은 완성차 조립 일을 하는 정규직이라도 현대차와 사내하청, 쌍용차, 동희오토(완성차 조립 외주업체) 간의 근로조건 격차는 경비만큼 크다. 사내하청 정규직의 근로조건이 나쁘다 하나 이 역시 대다수 노동자들에게는 선망의 대상이다. 


하지만 ‘차별 철폐=원청 정규직’으로 전환하려는 투쟁은 격렬하다. 인간은 빈곤보다 불공평에 더 분노하는 법이니까! 하는 일은 같은데 소속(자리)에 따라 처우가 하늘과 땅만큼 차이가 나면, 사람은 노동의 질을 끌어올리기보다는 좋은 데 들어가려고 목숨을 건다. 이것이 우리나라 교육·시험 경쟁의 본질이자 고시·공시 열풍의 뿌리다. 좋은 데 들어간 사람, 즉 노동의 시장 가격보다 훨씬 더 받는 사람은 그 자리를 결사적으로 지켜야 한다. 바로 여기서는 ‘해고는 살인’이 되고, 유사시 구조조정은 너무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몇 년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기업들은 이윤 극대화가 아니라 생존전략 차원에서라도 외주 하청화와 비정규직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이것이 괜찮은 일자리 기근과 비정규직 투쟁의 뿌리다. 동시에 일한 만큼도 못 받는 중소기업 구인난의 뿌리다. 

직무에 대한 근로조건의 사회적, 산업적 표준이 없으면 사람은 ‘하늘’을 표준으로 삼아 쟁취=약탈에 나선다. 힘센 놈, 즉 현 세대, 공공부문, 대기업(갑), 독과점기업 종사자는 쟁취에 성공하고, 힘 약한 놈은 그 반대가 된다. 노동시장에 늦게 진입하는 청년·미래세대 대부분은 패배자(loser)가 된다. 이것이 3포(연애, 결혼, 출산 포기) 세대와 최악의 저출산의 뿌리다. 그런 점에서 한국에 부조리가 많지만 이만큼 심각하고 망국적인 부조리는 별로 없다. 

산업·부문 간 생산성(지불능력) 격차 탓으로 돌릴 일이 아니다. 하는 일과 누리는 처우의 균형, 즉 공평 개념 없이 자본과 권력의 착취와 억압에 대항하여 권리 쟁취 투쟁으로 일관한 한국의 기형적 노조 운동에도 상당한 책임이 있다. 노동의 최상층(300만 명)이자 세계적 고임금 집단인 ‘100인 이상 민간기업 사무관리직 보수’를 기준으로 삼고, 직무보다 호봉(연수) 중심으로 보수 체계를 만든 공무원들의 책임도 못지않다. 이는 공무원연금 문제보다 더 심각한 부조리다. 비록 현직 공무원의 기득권을 너무 전향적으로 인정하긴 했지만, 그래도 수십 년의 호흡으로 연금 부조리의 해법을 찾아냈듯이, 이 문제 역시 그렇게라도 해법을 내야 한다. 공공부문이 진짜 솔선수범할 것이 있다면, 그것은 공무원 월급 한 푼도 안 줄이고, 바보라도 할 수 있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아니다. 시장=소비자 선택에 죽고 사는 민간 수준을 감안하여 직무별 임금 및 근로조건의 표준을 만드는 것이다. 동시에 시대착오적인 가파른 호봉제를 철폐하는 것이다.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장


안보 보수와 선악 진보 철학과 가치

이 친구, 김두수 소개로 만난지 5~6년 된다. 몇 번 봤다. 페이스 북 등에서 자주 접하는데, 삶에 대한 통찰은 깊은데, 사회와 역사에 대한 통찰은 너무 편향되어 있어서 연구 대상이다. 전형적인 386의 현실인식과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 연구 대상이 된 것은 사고 방식이 특이해서가 아니라, 꽤 보편적이어서다. 솔직히 대학 때 뜀박질 좀 했던 386 중에서는 내가 오히려 특히 할 것이다.

이 친구에게는 내가 발산했던 그 많은 메시지 중에서, 유독 노조 비판이 뇌리에 강하게 박혔나 보다. 사람의 인식 특성이 그러하니 어쩌겠나? 그래도 이렇게 단세포적, 즉물적 이해를 마구 퍼뜨려 댈테니 간혹이라도 이렇게 시비 해 주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이 친구는 386의 현실인식의 전통(?)에 따라, 한국 사회를 도탄에 빠뜨리는 거악이 있고, 그 거악은 보수-집권 세력이 저지르는 범죄=불법=패륜=부도덕이라고 보는 듯하다. 구체적 범죄 혐의는 4자방으로 대표되는 사기, 횡령(돈 빼먹기), 그리고 세월호 등 부정비리(진실진상) 은폐, 조작, 국정원 선거개입, 용공조작 등. 반북대결주의도 하나 추가될 지 모르겠다.

이런 명명백백한 거악이 있는데 지엽말단적 소악 중에 하나에 불과한 노조나 비판하니 김대호가 어찌 웃기는 놈 내지 (뒤에서 우리편에게 총질이나 해 대는) 아주 사악한 놈이 아닐 수 있겠는가!!.

세상을 선-악, 정의-불의, 도덕-부도덕으로 보는 시각은 민주-반민주, 노동-자본, 좌-우, 민족/애국-매국/반민족으로 보는 시각 보다도 더 오래된 시각이다. 뿌리가 정말 깊다. 속은 정말 편하다. 세상의 모순부조리는 정말로 간명하다. 문제는 오직 힘일 뿐이다.
투명 고릴라 실험이 증명했듯이 사람은 어느 한 측면에 집중하면 기존 인식을 뒤집는 수많은 정보가 나타나도 거의 기각해 버린다. 눈과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이것은 조갑제 등 안보 보수에게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이들은 조선로동당과 한국 진보를 대충 한패로 본다), 이강백 등 선악 진보에게도 나타난다. 자신의 기존 신념 내지 편견을 뒷받침하는 정보만 선택적으로, 지극히 편파적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며칠 전 민자유치soc사업이 21세기 최고의 재정약탈 및 분식 사건이라고 했더니, 분개하는 많은 열혈 청년(386)들은 당연히 이명박정부를 원흉으로 간주했다. 그런데 이는 김대중 정부에서 시작하여 노무현 정부에서 꽃 피웠다. 물론 범법은 아니다. 합법적, 제도적 불의라는 얘기다. 몰라서 당한 것은 이 외에도 정말 엄청나게 많지만......
나는 20세기가 인류에게 남긴 최고, 최대의 교훈은 현실과 과학을 건너뛴 선한 마음 내지 따뜻한 마음이 엄청나게 참혹한 비극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의 신념, 이념은 물론, 자신의 눈과 귀와 뇌를 끊임없이, 집요하게 의심해야 비로소 지식인이라는 것이다.

내가 노조를 매개로 발산하는 메시지의 핵심은 자신의 권리, 이익 혹은 임금, 근로조건은 자신의 기여, 부담, 직분과 국가의 생산력 수준(1인당 gdp)에 조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돈 천원 주면서 소주, 새우깡, 담배 사고 5백원 거슬러 오라는 전설적 군대 고참처럼 요구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직무(노동의 질)에 조응하는 근로조건의 표준이 없으면, 그래서 아파트에서 경비를 하면 연봉 1천5백만원이고, 좋은 회사들어가서 경비를 하면 연봉 7~8천만원을 받는다면, 사람은 모든 힘을 다해 좋은 회사에 들어가려 할 것이다. 평생학습 다 개소리다. 모든 것은 관문 통과 경쟁, 좋은 위치 차지하기 경쟁으로 수렴된다.

이것은 노조만이 문제가 아니다. 공무원도 공기업임직원도 은행 직원도, 농협직원도 독과점 기업 임직원도, 교수나 변호사도, 우리의 국회의원 나으리들도 다 마찬가지다.

근로조건의 표준은 사실상 직무의 사회적 가격 내지 시장 가격인데 이것이 없으면 만인에 의한 만인의 약탈=쟁취 투쟁이 일어나면서 힘 약한 놈은 과도하게 뺏기고, 밟히게 되어 있다. 결혼불능세데, 3포세대, 세계 최악의 저출산, 직장계급사회, 일자리 3불(불만, 불안, 부족)과 비정규직 문제, 갑-을 문제, 해고살인 문제, 전쟁을 방불케하는 구조조정 갈등의 핵심 뿌리다.
내가 희망버스, 쌍용차 사태를 계기로 노조의 철학, 가치, 행태를 비판하는 것은, 내 소중한 청춘의 10년을 노동운동에 바친 만큼 노조를 잘 알고, 또 오늘 같은 기형적 노조운동에 적지 않은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만약 내가 노동운동을 하지 않고 공무원이나 공기업 직원이었다면, 혹은 교수나 은행이나 농협 직원이었다면, 당연히 내가 잘 알고 책임도 있는 있는 이들의 행태에 대해 비판의 화살을 날렸을 것이다.(요즈음 이런 분들을 종종 만난다. 기쁘다. 대한민국이 살아있다는 것을 느낀다. 농협주인찾기연대회의는 그렇게 해서 만들어졌다. 노조에 대한 비판 역시 내가 직무에 따른 사회적, 산업적 근로조건의 표준을 정하는 고전적이고 보편적인 (새로운) 노조 모델을 보여 준다면,반노조 운운하는 말도 안되는 비난을 잠재울 수 있을텐데, 이것을 보여주지 못하는 한 비난은 감수할 수 밖에 없다. 내 업보다.)

전에 동아광장 칼럼에도 썼지만 http://news.donga.com/3/all/20131203/59291474/1
유럽,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사회 저변에 깔려 있어 거의 의식도 못하지만, 한국에서는 현저히 결여되어 있는 정신문화적 인프라가 하나 있다. 바로 공평 혹은 형평 감각이다. 한마디로 ‘밥값’과 ‘자격’과 ‘소명’에 대한 물음이다.
다시 말해 내가 누리고 있는 고임금, 고복지에 상응하는 가치를 내가 생산하고 있나? 내가 행사하는 권력과 받고 있는 예우가 부끄럽지 않을 정도의 자격과 실력을 갖추고 있나? 그만한 준비를 했나? 내 직업적 소명은 무엇인가? 승자도 패자도 동의할 수 있는 격차 체계는 어떠해야 하나? 이런 질문을 자기 자신에게도 던지고, 타인에게도 던지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공평은 저울과 자와 같다. 이것이 없거나 제각각이면 염치와 상식이 증발한다. 힘센 자가 자의적 기준을 휘두른다. 오로지 자신의 밥그릇에 더 많은 밥을 퍼 담고, 자신의 손아귀에 더 많은 권력을 쥐는 것이 지상명령이 된다. 노동조합도, 협동조합도, 고명한 변호사, 의사, 약사, 교수도, 심지어 공무원, 국회의원과 정당도 진입장벽 높이 쳐서 독과점 이익(rent)을 추구하고, 기득권 사수를 위해 머리띠를 매는 사실상의 도적이 된다.

연대는 스스로 돕는 자조 정신을 기본으로 하지 않고, 남의 것을 빼앗아 오거나, 빼앗기지 않기 위한 우리끼리 단결 정신으로 변질된다. 물론 작은 마을 정도라면 상하수도, 도로, 도량형이 부실해도 상관없다. 하지만 큰 나라나 도시가 핵심 인프라가 부실하면 끔찍한 지옥이 된다.

자신의 자격과 밥값을 소명의 저울에 달아 보고, 양심과 상식의 자로 재 보는 기풍이 우리 내면과 사회 저변에 흐르면 적어도 같은 일을 하고도 위치나 소속(기업)에 따라 귀족이 되기도 하고, 천민이 되기도 하는 일은 없다. 다시 말해 대부분의 아파트 경비는 연봉 1500만 원 내외를 받는데 일부 대기업, 공기업, 공공기관의 장기근속한 정직원 경비(청원 경찰 등)는 그 3∼5배를 받는 일도 없고, 영세기업에서 잔업, 특근 엄청 많이 해서 연봉 2000만∼3000만 원을 받는 사람이, 현대자동차에 들어가서 연봉 1억 원을 받는 일도 없고, 대학교수와 시간강사의 격차도 이렇게 클 리가 없다.

더 나아가 대기업, 공기업, 공공기관 등 ‘신의 직장’이나 철밥통들의 지불 능력이 상당 부분 독과점이나 규제(진입장벽)의 산물이라는 것도 발견하게 될지 모른다. 도심 요지의 상가와 땅을 꿰차고, 편하게 임대소득을 올리는 사람들도, 그 권리를 분별없이 행사하여, 근로소득을 깡그리 빨아 가는 짓을 좀 자제할지도 모른다. 사회적 격차는 있을 수밖에 없지만, 유럽 선진국들처럼 생산한 가치와 권리·이익이 완만하게 비례하면 ‘실력사회’가 될 것이다.
분명한 것은 자신이 기여한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누리는 양반 귀족이 줄고, 격차가 줄면, 억울함과 불안감도 줄고, 교육비 임차료 등 생활비도 줄고, 고시 공시 폐인도 줄고, 직업윤리와 정직성과 청렴도는 대폭 올라갈 것이다. 공평이라는 저울과 자가 사회를 관통하면 우리 정치인들도 저 모양일 수가 없다. 자신의 밥값과 자격과 소명을 또렷하게 의식하면 정치인들도 당선, 재선을 넘어 국가적 국민적 현안 해결에 치열하게 매달릴 것이다. 자신이 달고 있는 금배지도 철저한 양당 기득권 편향의 선거제도와 정당제도가 선사한 독과점의 산물이라는 것을 자각하여 조금은 겸손해질지도 모른다. 저울과 자가 없는 나라가 문명을 건설할 수 없듯이, 공평이라는 정신문화적 인프라가 없는 나라가 선진국이 될 수는 없다.

----------------아래 이강백 글-------------------
JTBC뉴스룸 손석희 앵커은 이렇게 오프닝 멘트를 시작했다.

"이명박의 부실한 해외자원개발에 돈을 쏟아 부었던 에너지공기업들의 수십조 부채 이자가 한해1조5천억원! 이 돈은 전국의 초·중·고등학생들 모두의 급식비와 같습니다."

어떤 친구 왈, 한국사회가 얼마나 복잡한지 모른다고 설레발을 친다. 너무 많은 설명을 해야 하거나 말이 너무 복잡해지면 그것은 아직도 엉뚱한 곳을 헤매고 있는 것이다.

핵심에 도달했다는 증거는 간결함과 단순함이다. 진정한 능력자는 가장 중요한 문제를 찾아내고, 그것에 대한 해결의 방법을 제시하는 사람이다. 그것이 전부이다. 그것 외에는 관심조차 주지 않는다.

맨날 '노조타령'이다. 그래서? 주장만 있고 실행방안이 없으면.. 어쩌라는 거야. 실행방안이란 실제로 변화를 만드는 구체적 방법을 말한다. 논의 테이블은 어떻게 만들 것이며 수많은 반대자는 어떻게 설득할 것인지에 대해 아무 생각도 없이 그저 비난하고 공격한다.

그것은 아무 생각없는 사람들의 전형적 특징이다. 한국은 이미 거덜난 상태다. 그 많던 돈들이 어디로 갔나? 공기업들의 부채가 200조가 넘었다. 자원외교니 4대강으로 백조를 말아 쳐드셨다.

그 많은 돈을 노조와 고용노동자들이 해먹었나? 노동운동과 노동조합들 문제 심각하다. 그러나 권력의 부정부패에 비할 바가 아니다. MB정부는 순식간에 한국의 부를 통째로 말아먹었다.

한국의 노동운동은 비난 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과도한 비난은 거짓이다. 노동자들이 월급 받아서 외국으로 빼돌리나? 그 돈들은 국내에서 돌고돌면서 국내 경기를 떠받치고 있다. 부정부패로 빠진 돈은 해외로 도피하거나 지하로 숨는다.

멀쩡한 밥 먹고 왜 허튼 소리를 하나. 지엽말단에 불과한 노조문제를 본질적 문제라 우기고 팩트로 드러난 권력의 문제는 자기의 알량한 이론에 없기 때문에 문제로 취급하지도 않는다.

현실에 전혀 맞지 않는 자기 이론의 틀을 스스로 깨고 나와야지 그렇지 않으면 형편없는 가설로 자신을 속이고 사람들을 속이며 살 것이다.

21세기 가장 성공한 재정 네다바이 사건

내가 과문해서인지 모르지만, 민자유치 SOC건설 사업은, 21세기 한국에서 행해진 가장 크고 성공한 재정 약탈 사건이자 재정 분식 사건이 아닐까 한다. 수요 예측-최소운영수입 보장(MRG)-사업비(투자비)와 운영비-자본구조 변경 등에서 너무 노골적인 조작질이 보인다. 나는 농협과 공공단체 위탁선거법을 볼 때도 그랬지만, 민자유치사업을 볼 때도 어떻게 이렇게 어처구니 없는 일이 일어날 수 있는 지 의아할 때가 많다. 만약 이것이 김대중-노무현 정부 하에서 주로 결정이 이뤄지지 않고, 보수 정부하에서 이뤄졌다면 아마, 단군이래 최대 재정 도적질로 문제시 되었을 것이다.

아래 기사가 소개한 돈 빼먹는 방법은 자본을 감자한 후, 이를 엄청난 고금리 사채로 조달하는 방식이다. 사채 주인은 자본을 조달한 자기 자신이다. 봉이 김선달이 따로 없다. 청해진 해운의 유병언은 사실 하수다.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665986.html

"서울고속도로는 3491억원 규모의 유상감자를 실시한 뒤 그 금액만큼 주주인 국민연금공단과 다비하나인프라에서 후순위 대출을 받아 2011~2016년에는 연 20~36%, 2017~2036년 20년 동안은 연 40~48%의 이자를 지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분율 86%인 최대주주 국민연금공단은 3000억원의 자본금이 줄어든 대신 10배가 넘는 3조1586억원을, 14% 지분을 가진 다비하나인프라 쪽은 488억원 감자 뒤 5141억원의 이자를 받게 됐다"


내가 지방행정의 달인--정치인으로서는 어떨지 몰라도--으로 평가하는 강운태 전광주시장은 '광주 제2순환도로 1구간' 사업자인 맥쿼리를 상대로 자본구조 개선 명령을 내려, 이를 이행하지 않자(이행할 수가 없다) 소송을 통해 계약을 해지 하여 대략 3479억원을 절감했다.

자주 하는 얘기지만, 한국은 입찰비리, 방산비리, 공기업 자원개발 사업 비리 같은 급이 수십 개는 된다. 농협, 단통법, 공무원연금, 보수, 국방력 증강 사업 자체, 민자유치사업, 공교육의 구조적 부실, 지방재정의 구조적 낭비 등등. 범죄 혐의가 느껴지는 부정비리도 있지만, 민자유치사업처럼 합법적, 제도적 도적질 내지 낭비가 그 천백배 쯤 될 것이다. 이는 정치 집단의 무능을 의미한다. 천하의 김대중, 노무현이지만 실물이랄까 바닥현실을 모르긴 마찬가지였다.

수많은 부정비리, 낭비, 분식의 뿌리를 파 들어가 보면 예외없이 행정의 최고 지휘자인 정치 부실 문제가 나온다. 내가 부정이 아니라 무능이, 좌우가 아니라 유능이, 범법적 도적질이 아니라 합법적 도적질이 문제라고 부르짖고, 상대에게 빨간물이나 검은물/구정물을 뿌려 공포, 증오, 혐오감을 조장해서 이기는 선거제도를 혁파하자고, 생산적 경쟁체제로 가야 한다고 주구장창 부르짖는 이유다.

쌍용차 대법 판결을 보고 자동차산업

내가 여태 쓴 글 중에서 가장 욕 많이 먹은 글이 바로 쌍용차 2심 판결을 비판한 글이다. http://news.donga.com/Column/3/all/20140218/60958490/1

뒤에 알았는데, 이 글은 나에게 '자본의 주구' '미국식 고용유연성을 신봉하는 신자유주의자'라는 주홍글씨를 달아주었다.
그런데 백번 고쳐 생각해도 그 2심 판결은 뜨거운 가슴-따스한 연민과 짧은 생각-게으른 실사구시가 결합한 현명하지 않은 판결이다. 자동차 산업과 당시 쌍용차의 절체절명의 사정을 안다면, 오늘 대법원 판결은 사필귀정이다.
자본에 매수된 사악한 판결도, 자본 이데올로기에 현혹된 보수적인 판결도 아니다. 노동자 민중을 뜨겁게 사랑하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오늘과 같은 판결을 내리게 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판결로 인해 쌍용차 해고자와 그 가족들은 비통한 눈물을 흘린다. 자동차 업계와 경제단체들은 안도의 한숨을 쉰다. 그런데 나 역시 한국의 잔인한 고용구조와 이를 더 악화 시키는 노동/진보/공공에 눈물을 흘린다.
한국 노동/진보운동의 최대, 최악의 고질병은 근로조건의 사회적, 산업적 표준 개념이 없다는 것이다. 또 하나 시장과 산업과 기업의 현실도 논리도 너무 모른다는 것이다. 이건 우리가 역사 속에서 보아온 선진국 노동/진보 운동에는 유례가 없는 일이다.
근로조건의 공정시장 가격(산업적 표준) 개념이 없으면 노동의 질이 같아도 지불 능력이 좋은 큰 회사, 독과점기업, 갑 기업, (그 자체가 독점인)공공부문에 속하면 귀족처럼 살고, 작은 회사, 민간부문, 을-병-정에 속하면 천민처럼 사는 직장계급 사회에 대한 분노가 없다. 그렇다면 노동운동도 진보운동도 아니다.

좋은 회사는 "해고가 살인으로 되기에" 해고를 극력 회피하지만, 그도 안되면 미루다 미루다 쌍용차처럼 생사의 기로에 서면 대량 해고를 자행한다. 채용=정년 보장이 되는 회사는 신규 채용을 할래야 할 수가 없다.

우리 공동체의 생산력 수준과 자신이 생산한 가치에 상응하는 근로조건의 형평 개념이 없으면, 힘센 놈은 다 도적이 된다. 민주 도적, 진보 도적, 공공 도적도 생겨나고 자유 도적, 시장 도적, 반공 도적도 생겨난다. 공무원과 노동/진보에 공평성, 연대성 개념이 없으면, 작았을 때는 귀여운 아기공룡 둘리인데, 시간이 가면 거대한 육식공룡 티라노사우루스가 된다.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주변에서 중심으로, 성밖에서 성안으로 올라가는 사다리가 사라지면, 대체로 교육시험 사다리 아래서 살인적인 경쟁이 벌어진다. 대학도, 학문도, 교육도, 산업생태계도 모조리 황폐화된다. 사회 전반에 도전과 활력이 사라지고, 갈등과 불만과 불신이 홍수처럼 넘쳐난다. “영혼을 팔아서라도 취직하고 싶다”는 청년의 절규, 성안에서 성 밖으로 내 몰리는 사람들의 극렬한 저항, 줄어들지 않는 국민연금 납부예외자와 고시공시 폐인, 세계 최악의 교육경쟁과 자살률, 성장률 저하 등은 그 징표다.
정리해고 비정규직 없는 세상이 어쩌다가 진보와 노동의 비전 내지 구호가 되었나? 그런 나라가 바로 북쪽에 있는데.....왜 정리해고 당해도 비정규직 이어도 살만한 세상을 비전으로 삼지 않나? 왜 2012년 대선 때 정리해고 요건 강화만 떠들어대고, 고용보험 강화는 입도 벙긋 안했나?(뒤에 알았는데, 고용노동 관련 정책은 정책연대한 한국노총 쪽에 통째로 외주를 주었다던가?)

세계 최악의 저출산고령화도, 자살률도, 교육경쟁도, 심지어 쌍용차 사태와 줄을 잇는 자살도, 세월호 참사와 병영내 잔인한 폭력도 그 가장 큰 원류는 사회 공평성과 연대성의 상실로 인해, 모든 힘센 놈들, 모든 공적 가치가 다 도적질의 명분으로 되는 잔악한 현실에 있다. 물론 이 가장 큰 책임은 할일과 안할 일이 뭔지 모르는 정치가 있다

그나저나 민주노총과 쌍용차 지부는 절망감에 사로잡힌 해고자와 가족을 보살펴야 할 것 같다. 회사도 이겼다고 가슴만 쓸어내리지 말고, (잔악한 사회구조의 희생자인) 해고자와 그 가족에 대해 복직 희망을 주어야 할 것 같다. 평택시와 경기도와 함께.....대법 판결로 한가닥 희망이 사라지면서 지금부터 한달은 정말로 잔인하고 위험한 시기니까! (그런데 내 회사 생활 경험으로 볼 때, 회사 경영자와 사무관리직 상당수는 송사에서 이겼다고 가슴 쓸어내리며 축배를 들 것 같아서 걱정이다)

공무원들 크게 잘못 알고 있다! 정치와 통계

한국 정치의 지독한 혼미, 무능으로 말미암아, 이들이 국민의 명과 지혜를 받아 관리, 통제해야 할 공공조직은 가히 복마전이다. 조직, 규모, 하는 일과 하지 않는 일, 보수 수준과 기준 등에서 모순 부조리가 지천이다. 하지만, 공공조직을 연구하는 곳은 대체로 직업 관료에 의해 관리되는 국책연구기관과 행정학회 정도이다. 불행히도 한국의 정당연구소는 공공조직에 대해서 거의 연구하지 않는다. 행정학회나 기업연구소 등 민간조직에서는 공공조직에 대한 정보도 부족하고, 무엇보다도 대한민국의 디테일과 예산과 규제를 쥐고, 시스템을 관리감독하는 공무원이 불편해하는 정보와 담론을 생산, 유포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공공조직은 투명한 듯하지만 정작 중요한 정보가 생산되지 않고, 종합되지도 않는다. 그런 점에서 사회디자인연구소 같은 곳이 여건만 좀 된다면 정말로, 온 힘을 기울여 연구해야 하고, 연구해 보고 싶은 분야다. (후원이 많아지면 할 수있다). 이 글은 한국 공공조직이 안고 있는 수많은 부조리 중의 하나인 공무원 보수 기준 및 체계에 대해 논한다.

공무원들 크게 잘못 알고 있다.

‘공적연금강화를 위한 공동투쟁본부’(공투본)는 11월 11일 기자회견을 열어 “새누리당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에 대한 찬반투표(11월5~10일)에서 투표 대상 공무원 79만 6,814명 중 44만 5,208명이 투표에 참여하여 98.64%가 반대했다.”라고 밝혔다. 찬성은 0.99%인 4,411명, 무효표는 1,652표가 나왔다고 한다. 공투본에는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한국노총연금공동대책위원회(한국노총공대위) 등 총 50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물론 반대하는 공무원들의 상당수는 투표에 불참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 하더라도 개혁안 반대 99%라는 수치는 국민들의 가슴을 철렁 내려앉게 하는 경악한 수치다. 국민의 전반적인 살림살이로 보나 우리의 생산력 수준(1인당 GDP 수준)으로 보나, 시나브로 늘어난 평균 수명(연장) 사정으로 보나, 현재의 공무원 연금은 명백하고 심각한 부조리가 맞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무원들의 철없음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공무원 연금, 부조리 빙산의 수면 위 10%

우리 공무원들은 자신들이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지를 모른다. 이게 몰염치, 몰상식의 주요한 뿌리 중의 하나이다. 사실 공무원 연금은 거대한 부조리의 빙산이 수면 위로 삐죽 얼굴을 내민 10%일 뿐이다. 나머지 90%는 공무원 보수기준, 호봉제, 승진방식, 임용방식, 정년, 보직 등이다. 이 제도들은 한때는 공직에 인재를 붙들어두고 부정·비리 유인을 줄여, 산업화, 민주화의 견인차 구실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사회발전의 발목을 잡는 심각한 시대착오적 부조리로 바뀐 것이 대부분이다. 공무원 연금과 보수 책정 기준부터가 대표적이다.

공무원 연금 관련 부조리, 몰상식은 이미 충분히 밝혀져 있다. 단적으로 한국 공무원연금은 월평균 229만 원(2013년 기준)인데, 보다 국민소득이 훨씬 높은 일본의 공무원연금이 월평균 185만 원이고, 그나마 일본은 2015년에는 165만 원으로 내린다. 일본 국민연금(후생연금)과 완전통합 하기 때문이다. 이 사실 하나만 보더라도 한국 공무원 연금이 얼마나 높은 수준인지 알 수있다. 
그런데 공무원 박봉론=후지급임금으로서의 후한 연금사수론의 근거인 공무원 보수 수준은 제대로 조명되지 않았다. 주요 국정통계 포털인 e-나라지표는 ‘공무원 보수 추이’ (총량지표> 행정일반>공직채용/지원)놓았다. (www.index.go.kr/potal/enaraIdx/idxField/userPageCh.do) 관리 지표는 ‘공무원 보수 민간임금 접근율’이다. 기준으로 되는 비교 대상 민간임금은 "상시 근로자 100인 이상 중견기업 사무관리직의 보수"라고 되어 있다. 그 아래 몇 줄의 설명이 더 붙었다.

“비교 대상 보수는 초과근로시간에 연동한 변동석 초과급여를 제외한 임금총액이며, 공무원은 고정초과급여를 임금총액에 포함함. 비교방식은 공무원과 민간과의 학력수준과 연령 등 근로자 구성의 차이를 통제하고 격차지수를 산출하는 「피셔(Fisher) 방식」임”

아무튼, 이런 방식으로 산출된 민간임금을 100으로 놓고, 공무원 보수 수준을 따져보니, 2004년에 95.9%까지 접근했다가 경향적으로 떨어져 2013년에는 84.5%로 내려왔다. (e-나라지표에는 없는데, 공무원 노조 측의 주장에 따라면 일반직 공무원으로 한정하면 77.6%다. 대졸 이상 일반직으로 좀 더 제한해서 비교하면 69.8%에 불과하단다)

아마 이 통계를 근거로 공무원 보수의 현실화, 즉 민간임금접근율의 상향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하는 사람이 있다. 공무원 연금은 저임금에 대한 후불임금적 성격이 있으니 손대지 말라고도 한다.

공무원 박봉 맞나?

그런데 민간 대비 84.5%밖에 안 된다는 ‘박봉’의 공무원 임금의 상대적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2012 국세청 근로소득 신고자 급여(과세+비과세) 분포(2013 국세통계연보)'를 살펴보면 신고자 총수는 1,576만 8천 명인데 근로소득 5천만 원 이상 자의 비중은 17.1%다. 그런데 2013년 4월 28일 안전행정부 발표(관보) 기준 공무원의 월평균 기준소득액(2012년)은 월 435만 원, 연 5,220만 원(대략 1인당 200만 원 내외의 복지포인트는 제외하고, 초과근무수당 등은 포함했단다)으로, 1인당 GDP(2,560만 원)의 2.04배다. 같은 자료에서 연 2천만 원 이하의 비중은 무려 48.8%다. 1천만 원 이하는 24.0%다.

한국 땅에 국민의 근로소득을 엄청나게 많이 빨아가는 블랙홀이 있는 것이 아니다. 엄청난 수의 자영업자를 고려하면, 노동소득분배율도 특별히 낮은 것도 아니다. 문제는 노동(임금근로자) 비중 자체가 작고, 노동과 노동의 분배구조가 심각하게 왜곡되어 있다는 것이다. 결론만 말하면 공무원은 노조 및 독과점 대기업, 부동산 불로소득자 등과 더불어 왜곡된 분배구조를 더욱 왜곡시키는데 지대한 역할을 한다.

사실 총취업자가 2,500만 명가량에 국세청 근로소득 신고자는 1,577만 명에 불과한데, 이 통계에 안 잡히는 사람 대부분은 임금이나 고용 조건이 더 열악한 사람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공무원 평균은 총취업자 2,500만 명을 기준으로 하면 10% 안에 거뜬히 들어갈 것이다. 결코, 박봉이 아니다.


   
 

물론 9급 1호봉 등 하위적-저 호봉 자는 박봉이라고 인정해 줄 만하다. 하지만, 민간중소기업의 박봉 자들과 달리 이들은 해마다 호봉이 올라가면서 임금이 크게 올라간다. 하는 일이 똑같아도, 아니 노동생산성이 더 떨어진다 해도, 임금은 신참자의 3배 수준으로 올라간다. 요컨대 일부 대공기업과 전문직과 비교하면 낮을지 몰라도, 세금을 내서 공무원들의 월급을 주는 국민의 절대다수보다는 월등히 높고, 무엇보다도 안정적이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상시근로자 100인 이상 민간기업 종사자 308만 5천 명!

그런데 공무원들의 임금을 높게 만든, 아니 정말로 몰염치하게 만든 근거가 된 ‘상시근로자 100인 이상 민간기업’의 종사자—사무관리직은 이 중 일부일 텐데 따로 뽑을 수가 없다--는 누구며 얼마나 될까? 지표 담당인 안전행정부(성과급여기획과)에 전화를 걸어 물어보니, 고용노동부의 "고용형태별 근로실태 조사 “에서 뽑았단다. 고용노동부 홈페이지에 가서 자료를 내려받아 계산해 보니, 그 기준을 만족하는 근로자가 총 308만 5,402명이다. 이들의 임금, 학력, 연령 자료를 토대로 보정을 거쳐 사무관리직 보수를 도출했단다. 그런데 2013년 말 우리나라 총취업자는 2,500만 명, 임금근로자는 1,800만 명, 상용직은 1,200만 명이다. 308만 5천 명은 선택받은 소수 상층이다. 일본은 기업 규모별 임금 격차가 한국만큼 크지는 않지만, 그래도 국민의 눈높이와 맞추기 위해 공무원 보수 기준을 50인 이상 기업으로 잡았다.

그나저나 한국에서 100인 이상 민간기업은 어떤 기업들일까? 아마 한국거래소, 한전, 토·주공, 도로공사, 코레일 등 신의 직장 소리를 듣는 공기업들이 반드시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또 높은 진입 장벽으로 독과점 이익을 누리는 은행, 방송, 통신, 항공, 정유 회사 등이 포함될 것이다. 이들은 일본, 미국, 유럽에서는 이들은 공기업이 아니거나, 최소한 독과점 이익은 누리지 못하는 기업·산업들이다. 물론 308만 5천 명의 상당수는 삼성전자, 현대기아차, 현대중공업, 포스코 등 글로벌 기업이 포함된 제조업에 속할 것이다.

문제는 이 제조업이 이상(異常) 고생산성=저고용=고임금이라는데 있다. 단적으로 2010년 기준 취업자의 16.6%에 불과한 제조업이 부가가치의 30.7%(취업자 평균 대비 1.85배)를 생산했는데 반해, OECD 평균은 13.9%가 부가가치의 14.9%(취업자 대비 1.07배)를 생산했다. 제조업은 일찍부터 무한 경쟁에 노출되어 전 세계를 상대로 장사하는 덩치 큰 기업이 많다. 한국 시장이 연못이라면 이들은 고래나 다름없는데, 대체로 협력업체에는 슈퍼 갑이다. 이 고래 기업에 포진한 대형 노조들은 예외 없이 ‘신의 직장’을 추구함으로써 고래로 하여금 슈퍼갑질을 더욱 세차게 하게 한다. 당연히 이 고래들은 고용에 대한 공포가 있는 만큼, 신규고용에 매우 인색하다. 음성적 구조조정을 할 수 있는 사무관리직은 큰 부담 없이 뽑지만……

이상 고생산성=저고용

게다가 힘 있는 노조들의 상당수는 이상 고생산성=저고용의 제조업, 공기업, 독과점 기업에 포진해 있다. 이들은 선진국 노조와 달리 임금과 근로조건 관련 산업적·사회적 기준(표준)을 정한다는 개념 자체가 없다. 노동의 질과 누리는 처우, 자신의 기여와 혜택, 권리와 의무의 균형=형평 개념도 매우 취약하다. 노동의 질이 어떻든 기업의 지급능력과 교섭력이 허용하면 한없이 올리는 것을 너무 당연시한다. 부부 맞벌이가 일반화된 지 오랜데, 남성 가장 한 명이 벌어 4인 가족을 먹여 살리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적어도 임금 인상 명분은 그럴 것이다. 또한, 노동의 질이 같아도 근속연수에 따라 무조건 임금이 올라가는 연공급=호봉제도 당연시한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은 어디에 처박아 두었는지 정말 모르겠다.

아무튼, 그 결과 우리나라는 기업 규모별 임금 격차가 세계에서 가장 크고, 근속연수에 따른 임금상승도 가장 가파르다. 연공급으로 악명 높은 일본도 저리 가라다. 그래서 큰 회사, 장기근속자일수록, 구조조정 위협이 밀려오면 ‘해고는 살인이다.’라며 결사적으로 저항한다. 사실 중국의 거센 도전은 접어두더라도 이런 고용임금 체계 하나만으로도 비교우위 산업에서 신규 (직접) 고용은 꺼리고, 외주하도급화와 장시간 노동을 선호할만하다.

민간기업은 경쟁력이 떨어지면 끊임없이 퇴출=교체되고, 생산성 낮은 부문은 외주화되든지 비정규직 손에 맡기고, 사무자동화 기술의 도입으로 처절한 합리화가 일어난다.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피할 수가 없다. 게다가 한편 저 멀리서 저출산=소비층인 젊은 층 급감의 쓰나미도 몰려오고 있다. 2013년 3월 현재 40~44세(5세 계급) 460만 명, 20~24세 340만 명, 0~4세 230만 명으로 인구가 줄어들면, 제아무리 장사를 잘해도, 제아무리 유능한 변호사, 식당이라도 내수/동네 장사를 하는 한 이 거대한 쓰나미 또는 핵폭탄을 피할 방법이 없다. 황폐해진 시골(군) 경제의 중심인 ‘읍’의 오늘을 보면, 한국 사회, 대도시의 미래가 보인다. 이 모든 것은 (시골 군청 공무원들이 그랬듯이) 인구 구조와 상관없이 독야청청할 공무원에게는 다 강 건너 불이겠지만.

피라미드 구조와 원기둥 구조

게다가 공무원의 직접적 비교 대상인 사무관리직은 사원->대리->과장->부장으로 올라가면서 계속 줄어든다. 삼팔선(38세 정년), 사오정(45세 정년), 56도(56세까지 버티면 도둑놈)라는 신조어가 나온 배경이다. 그래서 50~60세 민간기업 사무관리직은 대개 5대1, 10대 1의 경쟁(?)을 뚫고 올라온 용장들이다. 공정한 시장 경쟁을 하는 기업이라면 생산성 자체가 높은 사람이 많다. 단적으로 한국경영자총협회는 11월 2일 전국 219개 기업을 대상으로 '2014년 승진·승급관리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신입사원이 부장으로 승진하는 비율은 2.41%, 임원으로 승진하는 비율은 0.74%다.

그나마 이 기업들이 10~20년 이후에도 존속한다는 전제에서다. 그런데 지금은 굴지의 대기업이라 하더라도 10~20년 이후에 존속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 공무원으로 임용된 사람은 20~30년 뒤에도 공무원 신분을 유지하고 있으리라는 것은 모두가 안다. 교사나 공무원은 대과가 없으면 정년까지 간다는 얘기다. 공무원 연금은 평균 수명 연장과 인구 구조 변동에 따른 자동 조절 장치를 달지 않았는데, 공무원 보수는 자동 상승 장치를 달았다고나 할까?

우리 공무원(일반 공무원, 경찰, 교사 등)들은 (1인당 GDP를 기준으로 하면) 세계에서 임금수준이 가장 높고, 인상률도 높은 이상 고임금인 100인 이상 민간기업의 사무관리직의 등에 타고 있다. 평균적으로 1인당 GDP의 4배를 받는 현대자동차가 대표적이다. 지금 한국은 총인구의 50%인 2,500만 명의 취업자가 (넉넉잡고) 총 GDP의 60%가량을 근로소득으로 가져가는 구조라서, 1인당 평균 근로소득은 GDP의 1.2배다. 따라서 공무원이 1인당 GDP의 2~3배를 표준으로 삼게 되면 논리적으로 총취업자 2,500만 명 중 절반가량을 비경제활동인구로 밀어내버리는 ‘고용 대학살’을 자행해야 한다. 불가능하고, 아무도 원하지도 않는 천인공노할 일이지만, 공무원들이 피는 논리의 귀결은 이렇다.

게다가 처절한 구조조정에 노출된 피라미드 구조의 민간 사무관리직과 원기둥 구조인 공무원의 보수를, 학력, 나이 등이 비슷하다고 연동시키면, 하는 일에 비해 너무 높은 처우를 누리는 고호봉, 고연금 공무원이 양산될 수밖에 없다. 이들은 신참=저호봉=저임금 시절에는 고참=고호봉자=고임자들을 위해 봉사한 만큼, 고참=고호봉자가 되어서는 그 덕을 보아야 한다. 그래서 고호봉자가 되면 청년 두세 사람 몫을 잡수신다. 현재가 매우 좋아서 절대 안 나간다. 정년 연장에 더 목멘다. 이들이 정년퇴직으로 빠질 때까지 기다리다 보니, 대폭 줄여야 할 직무, 예컨대 사양화된 교과목(시수) 등을 못 줄인다. 대기하고 있는 청년들의 줄이 길어도 너무 길다. 신규 채용은 가뭄에 콩나듯 한다.

나는 놈 위에 업혀가는 놈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나는 놈 위에 (그놈) 등에 업혀가는 놈이라고 했던가? 우리 공무원이야말로 나는 놈 등에 업힌 놈이다. 이렇듯 우리 사회의 고용·임금체계의 표준으로 작용하는 공무원 보수기준과 체계는 너무 심각한 부조리다. 그래서 기준 자체를 취업자 전체와 연동한 중위임금(1250만번째)으로 바꿔야 한다. 이것의 배수로 임금체계를 디자인하여, 중임 임금과 간극=배수를 항상 의식하게 하여야 한다. 또 중위임금이 올라야 공무원 임금이 오를 수 있게 하여야 한다. 그래야 중위임금 상승을 더 의식할 것이다. 사실 이것이 공무원의 존재 이유 아닌가? 가만 놔둬도 급속히 올라가는 100인 이상 민간기업을 기준으로 삼아 그냥 업혀 가는 것이 아니라!

게다가 불합리하고 가파른 호봉제는 시대착오를 너무 거의 망국적 부조리다. 이는 초임자의 몫을 빼앗아 선임자에게 몰아주는 시스템이다. 당연히 초장기 근속(정년 보장)을 해야 의미가 있다. 그런데 인간의 수명을 제외하고 모든 존재(산업, 기업, 기술, 직무 등)의 수명이 짧아졌는데 정년을 전제로 임금을 설계하다니?? 게다가 공직에도 민간의 경험과 전문성을 유입시키어야 하는데, 이렇게 고용=직무를 경직되게 운용하다니!!

가파른 호봉제는 망국적 부조리

정년 보장을 전제로 고참=고호봉의 신참=저호봉에 대한 착취 체계인 호봉제를 철폐해야 한다. 신참자 및 하위직은 많이 올려야 한다. 단적으로 연봉 2천만 원 내외(그런데 이런저런 수당을 다 합치면 2,500만 원을 넘는다는 설도 있다)의 9급 1호봉을 2,500만 원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 대신에 6급 32호봉 등 선임자는 많이 내려야 한다. 무엇보다도 호봉은 철폐하든지 자동승급은 아주 완만하게 하고, 직무(위험성, 중요성, 사익 집단의 포획가능성 등)에 따라 임금 차가 크게 나도록 해야 한다. 예컨대 소방, 경찰 직무, 규제단속 직무, 기획예산 직무. 자살자가 속출하는 악명높은 기피 직무와 편하고 안전하기로 소문난 일반 행정 직무는 임금 및 보상체계가 달라야 한다. 분명한 것은 직무의 질(전후방 파급력)이 높다면 연봉은 높아야 하고, 연공에 따라 직무의 질이 올라간다면 현재의 가파른 연공급도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연공과 직무의 질이 비례하지 않는다면 50대부터는 강력한 임금피크제를 시행해야 한다.

그리고 고시공시로 공무원 뽑아서 오랜 기간 순환보직 시키고 교육훈련 열심히 하는 정도로 만들어낼 수 없는 전문성이 부지기수다. 민간 아니면 만들어낼 수 없는 창의성과 열정도 있다. 따라서 공직이 필요한 사람을 적기에 계약직으로 충원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민간의 전문성, 창의성과 주민의 민주적 요구가 공직으로 원활하게 들어올 수 있도록 계약직과 정무직을 대폭 늘려야 한다는 얘기다.

싱가포르 공무원인가? 유럽, 미국, 일본 공무원인가?

황당한 꿈인지 모르지만, 나는 디테일을 알고, 꾸준함을 갖춘 공무원들이 팔 걷어붙이고 독과점과 갑질을 잡고, 특히 주거, 교육, 통신 분야 등의 고비용구조를 혁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줄어든 임금으로도 살 수 있도록 사회임금을 대폭 늘려야 한다. 임금과 근로조건의 산업적, 사회적 표준을 보편화시키고, 우리의 생산력 수준에 맞는 임금 수준 개념도 널리 확산시켜 한 5백만 명쯤이 더 노동시장에 들어와서, 그것도 임금근로자로서 일할 수 있게 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공무원이 선진국형 고용임금 체계의 모범=표준을 먼저 수용하여, 사회를 선도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런 대개혁을 거부한다면, 그래서 싱가포르 공무원 같은 특별히 높은 대우를 받으려 한다면, 공무원은 지금보다 절반 혹은 반의반 이하로 줄여서 정예화하고, 웬만한 공공 서비스는 외주화해야 한다. 이게 싫다면, 다시 말해 유럽, 미국, 일본처럼 큰 공공부문을 유지하려 한다면, 임금과 근로조건은 국민의 수준이나 생산력 수준과 맞춰야 한다. 그 기준은 중위임금이나 1인당 GDP가 될 수밖에 없다. 우리 공무원들은 어느 길을 택할 것인가?


공무원 보수 기준 자체가 잘못이다.

1시간 정도면 완성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대충 이틀에 걸쳐 8시간은 걸린 듯. 그래도 최단 시간이다. 마감에 맞춰 보내고 나니 (포도주나 된장이나 김치처럼) 글 역시도 숙성에는 절대적 시간이 걸린다는 생각이 든다. 머리 리셋 내지 재부팅을 최소 두세 번은 해야 한다는 얘기다.

충분한 숙성 과정을 거치지 않은 글은, 논리도 약간씩 튀고 적확하지 않은 표현이 끼어 있다. 이 글에서는 "인구급감"과 "하위직을 왕창 올리고 상위직은 많이 내려야 한다"는  문장이 그것이다. 내 진의는"저출산=(소비를 주도하는) 젊은층 급감"과 "하위직 및 신참자(저호봉)"을 왕창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2천만원 내외의 9급1호봉을 2500만원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는 얘기다. 물론 호봉제를 대폭 약화시키고, 직무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나는 임금(격차)체계를 전제로......

공무원 급여체계와 기준은 개발연대, 민간 기업들이 일취월장하던 시절, 공직에 인재를 잡아두기 위한 수단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모든 전제들이 너무 바뀌었다. 전반적인 저성장인데 그나마 일부 글로벌 기업/산업만 고속성장한다. 세계화, 지식정보화, 중국과 인도의 웅비 등으로 인해 인간의 수명 빼놓고 모든 존재들의 수명이 짧아졌다.

고시공시로 공무원 뽑아서 오랜 기간 순환보직-교육훈련 정도로 대응할 수 없는 전문성이 부지기수다. 이건 민간에서 바로 충원해야 한다. 아무튼 내가 단 제목은 '공무원 보수 기준 자체가 잘못이다' 였는데, 편집국에서는 더 직설적으로 달았다.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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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광장/김대호]하는 일에 비해 너무 많이 받는 공무원들
입력 2014-11-01 03:00:00 수정 2014-11-01 03:00:00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장
공무원연금은 당장 고쳐야 하는 심각한 부조리다. 그런데 이는 거대한 부조리의 빙산에서 수면 위로 나온 10%일 뿐이다. 나머지 90%는 공무원 보수기준, 호봉제, 임용방식, 정년 등이다. 이 제도들은 한때는 산업화, 민주화의 견인차였지만 이제는 사회 발전의 발목을 잡는 심각한 부조리로 바뀌었다. 공무원 보수 책정 기준이 대표적이다.

주요 국정통계를 집대성한 e-나라지표의 ‘공무원 보수 추이’에 따르면 그 기준은 ‘상시 근로자 100인 이상 중견기업의 사무관리직의 보수’다. 이것을 100으로 놓고 공무원 보수 수준을 따져 보니 2004년 95.9%에서 경향적으로 떨어져 2013년 84.5%로 내려왔다. 그런데 상시근로자 100인 이상 기업의 종사자는 누구며 얼마나 될까? 원자료인 ‘고용형태별 근로실태 조사’에서 뽑아 보니 총 308만5402명이다. 이들의 임금, 학력, 연령 자료를 토대로 보정을 거쳐 사무관리직 보수를 도출했단다.

그런데 2013년 말 우리나라 총 취업자는 2500만 명, 임금근로자는 1800만 명, 상용직은 1200만 명이다. 308만5000명은 상층 소수인 것이다. 일본이 공무원 보수 기준을 50인 이상 기업으로 잡은 것은 이 때문이다. 100인 이상 민간기업은 어떤 기업들일까? 아마 한국전력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코레일 등 신의 직장 소리를 듣는 공기업들과 높은 진입장벽으로 독과점 이익을 누리는 은행, 방송, 통신, 항공, 정유회사 등이 포함될 것이다. 일본 미국 유럽에는 없거나, 최소한 독과점 이익은 못 누리는 기업·산업들이다. 물론 308만5000명의 상당수는 삼성전자, 현대·기아자동차, 포스코 등 글로벌 기업이 포함된 제조업에 속할 것이다.

문제는 제조업은 이상(異常) 고임금=고생산성=저고용이라는 것이다. 2010년 기준 취업자의 16.6%인 제조업이 부가가치의 30.7%(취업자 평균의 1.9배)를 창출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은 13.9%가 14.9%(1배)를 창출했을 뿐인데. 게다가 힘 있는 노조들의 상당수는 이상 고임금의 제조업, 공기업, 독과점 기업에 포진해 있다.

이들은 선진국 노조와 달리 임금과 근로조건 관련 산업적 사회적 기준(표준)을 정한다는 개념이 없다. 노동의 질이 어떻든 기업의 지불 능력과 교섭력이 허용하면 한없이 올리려 한다. 근속연수에 따라 무조건 임금이 올라가는 호봉제를 당연시한다. 그 결과 우리나라는 기업 규모별 임금 격차가 세계에서 가장 크고 근속연수에 따른 임금 상승도 가장 가파르다. 민간 기업은 경쟁력이 떨어지면 끊임없이 퇴출되고, 생산성이 낮은 부문은 외주화되든지 비정규직 손에 맡겨지고, 사무자동화 기술로 인해 처절한 합리화가 일어난다.


저 멀리서 인구 급감의 쓰나미도 몰려오고 있다. 공무원에게는 다 강 건너 불이겠지만…. 게다가 사무관리직은 사원→대리→과장→부장으로 올라가면서 계속 줄어든다. 삼팔선(38세 정년), 사오정(45세 정년)이 나온 배경이다. 그래서 50∼60세 사무관리직은 대개 5 대 1, 10 대 1의 경쟁(?)을 뚫고 올라와, 공정한 경쟁을 하는 기업이라면 생산성 자체가 높은 사람이 많다. 하지만 교사나 공무원은 대과가 없으면 정년까지 간다. 처절한 구조조정에 노출된 피라미드 구조의 민간 사무관리직과 원기둥 구조인 공무원의 보수를 연동하면, 하는 일에 비해 너무 높은 처우를 누리는 고호봉, 고연금 공무원이 양산될 수밖에 없다. 이들은 청년 두세 사람 몫을 차지하는데, 정년 연장에 더 목맨다.

이렇듯 사회의 고용·임금 체계의 표준으로 작용하는 공무원 보수기준은 너무 심각한 부조리다. 기준 자체를 취업자 전체와 연동된 중위 임금으로 바꿔야 한다. 가파른 호봉제는 더 심각한 부조리다. 하위직을 왕창 올리고 상위직은 많이 내려야 한다. 호봉 승급은 아주 완만하게 하고 직무(중요성, 난이도 등)에 따라 임금 차가 크게 나도록 해야 한다. 민간의 전문성이 공직으로 쉽게 들어올 수 있도록 계약직과 정무직을 대폭 늘려야 한다. 디테일을 아는 공무원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독과점과 갑질을 잡고, 주거 교육 통신 분야 등의 고비용 구조를 혁파해야 한다. 공무원이 선진국형 고용·임금 체계의 모범=표준을 선도해야 한다.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장

애도! 이범! 注目! Attention!

이범(전 백산서당 대표, 전나라정책연구회 사무국장, 몸펴기운동 사범)씨가 지병으로 별세하셨다. 10월27일 오전11시다. 


나랑 인연은 2004년 교대 근처에서 처음 만나, 2007년 <진보와 보수를 넘어>를 내 주셨고, 2012년에는 <2013년 이후>를 내 주셨다. <2013년 이후>는 자신이 여력이 된다면 정말로 쓰고 싶은 책이었다고 했다. 생각이 전적으로 일치한다고!

중간중간 내가 무리해서 글 쓰다가 목과 어깨가 고장나면, 달려가 치료를 받았다. 올해 5월 말에는 5월 26일 발병한 내 극심한 팔 통증 때문에 전화 드렸더니, 걱정하지 말고 연신내 수련원으로 오라고 했다. 5분이면 된다고......그런데 알고 보니 그 전화를 받은 시점이 병원에서 한달간 입원하고 막 퇴원한 상태라 몸을 가눌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치료를 못 받고 이제나 저제나 몸 회복을 기다렸는데, 어제 밤 늦게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그 때 이후로 병석에서 일어나지 못했고, 결국 간경화 합병증 등으로 명을 다했다고. 2003년에는 <한국은 그 한국이 아니다>는 책도 한권 냈다. 구글로 검색을 해 보니 이런 경력이 뜬다. 빈소는 신촌연세세브란스 장례식장 특1호(지하2층)란다. 
가 봐야겠다.

1970년 불광초등학교 졸업
1973년 동도중학교 졸업
1976년 경기고등학교 졸업
1976년 흥사단 고등학생아카데미 경인지구연합회 회장
1976년 고려대학교 정외과 입학
1979년 2월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구속
1979년 11월 집행유예로 출소
1980년 3월 복학
1980년 5월 계엄포고령 위반으로 구속
1980년 12월 선고유예로 출소, 이후 고향인 논산군 노성면에 가 1년간 농사
1982년 다산출판사 편집부 근무
1983년 학생과학 기자
1983년 번역전문 금강기획 설립(취직 못하는 운동권들의 생계비를 마련하기 위해)
1984년 백산서당 편집장
1985년 백산서당 인수
1985년 민청련에 고대 70년대 중반 학번의 기대(기별 대표)로 활동
1986년 3월 다산/보임 사건으로 국가보안법 위반 구속
1988년 2월 특사로 출소
1989년 2월 주체사상 총서 출간으로 수배
1990년 수배 중 민중당 정책실 차장으로 창당에 참여(강령과 기본정책 실무 책임자)
1990년 11월 수배 해제(편집부장을 구속시키겠다고 위협해 처가 출판사를 대표해 구속되고 본인은 수배에서 풀림)
1993년 민중당 해체 후 나라정책연구회의 준비모임인 나라정책자료실에서 월간 '21세기 나라의 길' 책임편집위원으로 활동
1995년 정치개혁시민연합에서 총무위원으로 활동
1996년 나라정책연구회 사무국장으로 활동(1999년 상반기까지)
2001년 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 창립멤버로 활동. 창립 후 운영위원회 부위원장.이후 출판사 일에 전념하면서 신사회공동선운동연합 운영위원장으로 활동


지난 25년간의 사상적 착각 철학과 가치

지난 25년간 대한민국을 소모적 대립, 갈등과 헛발질로 끌어간 사상적 착각이 몇개 있는 것 같다. (1990년 이전의 착각 1호는 단연 사회주의를 인류의 지혜와 양심의 총화로 본 것이다)

첫번째는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권능, 특성을 잘 몰랐다는 것이다. 국가 권력은 독재자의 통치/억압 수단 인 측면도 있고, 조세재정에 의거한 재분배(복지_ 기능도 있고, 각종 규제를 통해 경제, 산업, 금융, 행정, 사법, 교육 등 주요 시스템을 만드는 기능이 있는데, 이 규제와 시스템을 주목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그래서 사람/리더십의 문제와 시스템의 문제를 헷갈리므로서 현안 문제 분석, 해결 능력이 엄청 떨어진 것 같다. (지금에서야 비로서 정치 분야에서는 이를 분별하는 사람들이 많아 졌지만, 나머지 많은 분야는 여전히 그대로다)

국가를 gdp대비 재정 및 복지지출 비중을 기준으로 파악하는 시각과, 절차적 민주주의는 대충 됐으나 실질적 민주주의=사회경제적 민주주의=경제민주화가 문제라는 시각은 협소한 시각의 대표들이다. 물론 강단산 아니면 수입산이다.

둘째는 민주화를 반(군부)독재=반민주적 억압 기구(법령 포함) 철폐로 이해한 것이다. 평화와 통일 역시 수구냉전 세력을 권좌에서 밀어내는 것으로 이해한 것도 추가 되겠다.

그런데 민주화는 권력의 합리적 재편/재구성으로 대리인들로 하여금 (현세대, 미래세대 포함) 국민/주민에게 최대한의 아부를 하도록 하는 것이다. 동시에 그 권력을 가장 잘 쓸 수 있는 곳에 권력이 가도록 하는 것이다. 어떤 권력은 지자체에, 어떤 것은 주민에게, 어떤 것은 중앙정부에, 어떤 것은 국회에, 어떤 것은 합의제 기구나 전문가 집단에게, 어떤 것은 업자들의 협회에, 어떤 것은 소비자=시장에게, 어떤 것은 국제 협약(스탠더드)에게.......물론 권력=권한과 책임이 일치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견제 감시도 잘 되도록 하고......
그런데 이 거대하고 복잡미묘한 민주화를 너무 단순하게 이해했다. 우리 정치판과 논객들은 주로 친일/보수 세력 퇴출을, 그 반작용으로 종북/진보 세력 퇴출을 위해 노심초사 했다. 국회와 양대 정당과 유력 정치인들은 권력의 합리적 재편/재구성보다는 자신의 손아귀에 더 많은 권력을 더 오래 퍼 담으려 했다.

셋째는 노동, 농민, 빈민 운동이 자신의 밥그릇에 더 많은 밥(경제적, 정치적 권리, 이익)을 퍼 담는 것으로 일관 했다는 것이다. 사회적 시장 가격이랄까, 권리와 의무의 균형, 기여와 이익의 균형 개념이 없었다는 얘기다. 연대 의식은 미래 세대와 계급은 커녕 공장 담벼락 조차 벗어나지 못했으니.....하긴 정치인과 지식사회조차 지 밥그릇만 챙기니, 나머지야 말해 무엇하리!

노조와 법조인 집단, 교수 집단, 공무원집단과 국회와 정당과 대권 주자 등 공공을 파는 장사꾼들의 기본 안목 및 마인드 차이가 없으니, 그러니까 권력과 부를 합리적으로 재편, 분배한다는 개념이 없으니 나라가 망하지 않고 배기겠는가? (기업인은 원래 법의 테두리 내에서 자기 잇속만 밝히도록 되어 있으니 접어두고라도.....)

이거 화요일 저녁 대안정치 박람회에서 얘기 하기엔 너무 크고 복잡한 얘긴가??

대안정치 박람회를 한다. 注目! Attention!

'제1회 대안정치 박람회'를 개최 한다. 
다음 주 화요일 10월28일 저녁 7시,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212호실이다. 그 동안 새로운 대한민국과 대안 정치 관련 담론을 펼쳐오던 논객, 사상가, 경세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각자의 지론을 15분 내로 압축하여 설파하고, 질의응답 한다.

대한민국 위기의 본질, 구조, 대안을 말하는 사상/비전/정치노선 혁신 방안, 공직 후보 선출 제도 혁신 방안, 당내 커뮤니케이션 및 의사결정 체계 혁신 방안, 청년, 노동, 농민 등 조직 기반 혁신 분야 등을 선 보이려고 한다. 물론 단 한번의 행사로 이 방대한 분야를 다 선 보일 수는 없다. 또한 새로운 상품(혁신 방안)을 박람회 주최 측이 다 파악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행사를 하다 보면 더 다양해지고 세련되지 않을까 한다. 사상/담론 시장을 활성화시켜 보려는 작은 시도 중의 하나이다.

현재 박람회 조직위원회는 사회디자인연구소, 정치경제연구소, 다준다청년정치연구소,넥스트커뮤니케이션 정치전략연구소, 지역차별극복시민행동과 개인으로서 박창기(블랙오션 저자), 홍기표(노동당원) 등이다.


10대 수출 품목 중 4개가 마이너스 성장을! 注目! Attention!

그저께 10월21일 기사지만 꼭 공유하고 싶은 기사라서.....

http://article.joins.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16174971

"지난해 한국의 10대 수출 품목 가운데 4개가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철강판, 디스플레이, 조선(선박·해양구조물), 석유 제품이다.......신승관 국제무역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금융위기 이후 한두 개 품목의 수출 실적이 줄어든 적이 있지만 무더기로 꺾인 것은 처음”이라며 “10대 주요 품목 중 4개의 수출액이 감소했다는 것은 심각한 위기”라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베트남 박닝성), LG화학(중국 난징), 넥센타이어(체코 자테치) 등 최근 진행 중인 대규모 투자는 모두 해외 공장이다. 1999년 47억 달러였던 해외 투자는 지난해 357억 달러로 늘어났다. 반면 한국에 투자한 외국 자금은 15년째 제자리걸음(155억 달러→145억 달러)이다.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해 103조원의 개발비를 들인 경제자유구역이 유치한 투자는 9조7000억원으로 개발비의 10분의 1도 안 된다. 제조업 공동화가 더 악화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여기까지는 FACT인데 그 뒤에 덧붙인 해설이 참 진부하다. 이 대목!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강성 노조가 올려놓은 임금, 국감 때마다 기업인을 불러내는 반기업 정서 등이 그나마 국내에 투자하려는 기업마저 등을 돌리게 하고 있다”며 “최근엔 규제 개혁까지 지지부진하다”고 지적했다.

20여년 전부터 주구장창 들어오던 얘기다. 물론 일리가 없지 않다. 그런데 이제는 분석이 좀 깊어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젠 공공에 대한 얘기도 좀 할 때가 되지 않았나? 공공은 각종 규제의 생산, 집행자다. 관피아가 왜 생기겠나? 기회의 재분배 장치인 왜 금융이 맥을 못추겠나? 재벌의 일감 몰아주기/내부거래가 산업 생태계를 피폐하게 만드는 주요 원흉이라면, 도전자에게 불리한 규제와 금융 규제는 이 못지 않게 중요한 원흉 아닌가?


또 공공은 근로조건의 표준으로 기능한다. 이것을 올려 잡으면 수많은 사람을 루저 내지 비정상으로 만든다. 고시 공시촌을 붐비게 한다. 근로자 중의 최상층인 100인 이상 민간기업(310만명)이 기준이. 그래서 세계 최고속으로 올라가는 연공급을 취하고 있다. 원통형이 피라미드형과 같이 먹겠단다. 게다가 정년과 연금은 뒤에 숨겨놓고.....가만 앉아 있어도 6급 30호봉(6~7천만원)이 되는 자들이 9급 1~3호봉(2천~2천5백만원)을 앞세워 저임금이란다. 공무원 연금은 후불임금이란다. 이들이 생각하는 고용임금 패러다임은 (GDP의 2~3배를 표준으로 설정하니) 1천5백만명만 일자리를 갖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모르지, 고시공시라는 현대판 과거시험에 합격했으니 양반 대우해 달라는 것인지도! 계급 의식이 확고해서 그럴지도!

관료나 공무원이 나쁜 놈이라는 얘기가 아니다. 현재의 구조에서는 이렇게 되게 되어 있다. 현재 노조가 신의 직장을 추구하는 것이 너무나 자연스럽듯이......

노조와 불합리한 규제 정말 문제 많다. 하지만 그 못지않은 것이 재벌 행태와 금융 규제와 공공부문이다. 물론 문제의 핵심은 정치와 (조동근과 신문기자도 포함된, 이데올로기와 정책을 생산하는) 지식사회의 혼미, 무능이다. 정말 대한민국은 대전환, 혁명적 전환이 필요한 나라다.


노조 조직률이 9%라고? 글쎄?

지난 5월2일 우루루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87개 법안 중의 하나인 ‘공공단체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은 보면 볼수록 골때리는 법이다. 한마디로 세월호 참사에 버금가는 민주주의 침몰 사고다. 입법 참사다.


왜 그런가?
다른 공직선거와 달리, 누가 유권자(조합원)인지도 모르는데 후보가 유권자에게 자신을 알릴 기회 자체가 너무 없다. 유권자가 후보들을 비교, 판단할 기회 역시 그렇다. (농협과 농축식품부가 농수축협은 조합원들 끼리는 말이 필요 없는 관계, 서로 다 안는 관계라면서 사기를 쳤다. 물론 사기만 쳤겠는가? 아마도 국회의원들이 혹하는 당근도 흔들었을 것이다. )


다른 공직선거에서는 허용되는 예비선거운동 기간이 없다. 또한 1년 내내 할 수 있는, 돈 안드는 선거운동인 인터넷, 문자메시지, 전자우편을 활용한 선거운동도 금하고 있다. 선거운동은 오로지 13일 동안만 할 수 있다. 그것도 오직 본인만 하게 되어 있다. 부인, 직계가족도 선거운동을 할 수 없고, 조합원도 선거 운동을 할 수 없다.

누가 유권자(조합원)인지는 선거운동 돌입 싯점에서야 알 수 있다. 그 때 비로소 1급 비밀로 관리되어 온 조합원 명부가 공개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직 조합장과 임직원은 누가 조합원인지 오래 전부터 훤히 꿰고 있다. 자신에게 우호적인 사람을 소리소문 없이 조합원으로 등록 시킬 수도 있고, 다양한 이익도 제공하여 면책, 동책을 세울 수 있다. 금권 선거의 온상이다. 하지만 조합원 명부를 비롯하여 조합운영 과정이 너무나 불투명하기에 이를 사전에 막을 방법도 사후에 검증할 방법도 없다.

이 쌍팔년도 법은, 그 동안 후보자에 대한 좋은 비교, 평가 장으로 기능했던 합동연설회와 공개토론회도 못하게 막았다. 법안 심사과정에서 원안에는 있던 언론기관 및 단체의 후보초청 대담, 토론회도 제3자 개입이라면서 없애 버렸다. 무엇보다도 이 법에서 정한 수단, 방법 외에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도록 하였다. 그래서 자주적인 결사체인 지역농협이, 정관에 있는 합동연설회, 공개토론회, 후보초청 대담을 할 수 없게 만들었다. 규제 중의 최악인 ‘법으로 정해진 것 외에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포지티브 규제인 것이다. 이렇듯 철저히 민간단체의 자율성을 정면으로 부정하니 어찌 입법 쿠데타라고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현 조합장은 억대 연봉과 수억원 대의 판공비에, 조합 임직원들에 대한 인사권과 수백 수천 억원의 신용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권능을 가지고 있기에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원들의 농수축협에 대한 무지와 무관심을 활용하여, 기득권을 반석 위에 올려 놓기 위해 조합원과 후보자의 기본권과 국민적 상식을 모조리 빼앗고 짓밟은 것이다.

1905년 을사조약을 본 장지연의 절규, 시일야방성대곡(是日也放聲大哭)이 내 심정이다.


그런데 왜 이런 일이 곳곳에서 끊임없이 벌어질까? 
그것은 국리민복을 우선하는 관점인 공공, (상식, 원칙, 염치의 총화인) 공심, 하는 일과 누리는 처우의 균형인 공평/형평감이 없기 때문이다. 권리와 의무, 권능과 책임/능력, 기여와 이익 등의 균형감이 없으면 오로지 자신의 밥 통에 밥을 수북히 담고, 자신의 배타적 나와바리를 넓히려 기를 쓴다. 모두가 불로소득자, 약탈자가 되려 한다. 자기 밥그릇, 자기 나와바리만 생각하면, 약자는 죽어난다. 약자일 수 밖에 없는 미래세대가 죽는다. 사회에는 곳곳에 구멍이 생긴다. 모두가 (더 이상 유지할 수없는 기득권을 결사적으로 사수하려 하니) 시야가 좁고, 수비하는 영역이 좁으니.


세모녀 자살사건, 세월호 참사, 공공단체 위탁선거법 참사, 판교 테크노밸리 참사 등은 그 틈을 비집고 터져 나온 사건이다.


누가 그랬나? 한국의 노조 조직률이 임금근로자의 9%(160만명)가 안된다고? 그런데 이건 틀렸다. 우리의 노조 조직률은 엄청나게 높다. 그것도 힘센 사람들이 거의 조직되어 있다.


가만히 보면 우리 공무원도 노조원이다. 전공노, 민공노 조합원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저 관피아로 불리는 고위 공무원 까지! 농협 자체도, 군대 장군들도, 검사들도, 변호사들도, 교수들도, 교과목 수업 시수로 다투는 교육학자들도, 새정연의 사무처를 구성하는 486들도, 정당 자체도 다 노조나 마찬가지다. 공동체가 어찌 됐든 국민이 어찌됐든 미래가 어떻든 자신의 권리, 이익만 추구하니까! 개인은 양심적이고 공평성, 연대성을 체화해도 집단의 구성원으로서는 전혀 아니니까! 하긴 결사 항전 하지 않으면 죽이려 드니.....수업시수 조정 싸움에서 밀린 체육교사 2천명이 졸지에 일자리를 잃는 참사를 보니.....정말로 놀랍고 잔악하다.


공무원 연금 과하다는 얘기를 했더니 자본과 국가와 싸워서 나머지를 다 공무원 수준으로 올려하지 왜 하향 평준화를 추구하냐고 볼멘 소리 하는 사람이 있다. 사회공공연구소 연구원 얘기다.


고려 권문세족들이 토지 개혁 하려는 이성계와 정도전에게 뭐랬을까? 다 같이 권문세족 처럼 많은 땅을 보유하면 되지 왜 나눠가지려 하냐고? 왜 하향평준화 하냐고? 이러지 않았을까? 돈 천원 주면서 소주, 새우깡, 담배 사고 5백원 거슬러 오라는 논법을 꺼리낌 없이 구사하니, 말 문이 막힌다.


1980년대 숱하게 들었던,존재가 의식을 결정 어쩌구, 계급적 본질 어쩌구 하는 얘기가 이렇게 실감 날 수가 없다. 그리고 도대체 국가가 뭐냐? 국가는 사람으로 치면 공무원 집단 아닌가? 그런데 공무원은 국가로부터 착취, 억압받는 존재처럼 얘기하니, 유체 이탈 화법도 잘도 구사한다.


공공단체 위탁선거법은 정말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우리는 남미 사회처럼 안되는 것이 최대의 과제가 아닐까 싶다.


이 따위 시스템을 그대로 두고 정권교체, 자리 교체? 글쎄다.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말은 적어도 남한에서는 상식이다. 인간은 성인/군자/위대한수령부터 찌질이/살인마까지 천차만별 이지만, 이를 근거로 권력도 권력 나름이라고(세종대왕 같은 사람 뽑아서 절대 권력 주면 될거 아니냐?)   반박하는 사람은 적어도 남한에는 없을 것이다. 


이것은 평범해 뵈지만 인간과 권력의 속성에 대한 동서고금의 수천년에 걸쳐 검증한 통찰이 들어 있다.


사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수많은 속담, 잠언, 경구들은 수천년에 걸친 인류의 지혜의 결정체다. 인간과 사회에 대한 빛나는 통찰을 담고 있다.'사흘 굶으면 선비도 옆 집 담을 넘는다'는 속담 '불환빈 환불균(가난 보다 고르지 못함을 걱정한다)'이라는 공자 말씀 등.


뜬끔없이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은 양극화, 일자리(비정규직 등), 저성장, 저출산, 저투자(과다 사내유보금), 살인적 경쟁, 극심한 정치사회적 갈등, 정치 불신, 고시공시열풍 등 우리가 진저리치는 부조리, 비분강개 하는 악덕에 대해서는 이 같은 구조(시스템)과 인간에 대한 통찰이 비껴가는 경우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구조적, 제도적 이유로 부조리가 일어날 수 밖에 없는 데, 지도자/운영자의 범법, 탈법, 덕성, 실력 문제로 호도하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다.


장하성의 <한국자본주의>를 읽으면서도 이런  지적 헛발질을 많이 접하고 있다. 물론 이 책은 좋은 책이다. 읽은 가치가 차고도 넘친다. 줄칠게 수두룩 하다. 배우는 것(확인하는 것)도 정말 많다. 특히 fact측면에서..... 이미 지나간 논쟁 내지 화두에 대한 확인 사살이 주된 내용이라서 그런 것 같다. 그런데 우리 시대가 가장 아파하는 문제에 대한 분석, 통찰은 의외로 부실하다. 

예컨대 한국 경제가 배당도 투자도 늘지 않고 사내 유보만 마냥 쌓여가는 현상에 대해 장하성은 지분/지배 구조 문제와 시장의 검증을 회피하고자 하는 재벌대기업의 꼼수에 큰 혐의를 둔다. 일종의 도덕주의 인 것이다.(장하성의 분석에는 의외로 이런 시각이 많다)


물론 재벌대기업의 꼼수가 없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이 보다 몇 배 몇 십배 큰 구조적, 시스템적 요인이 수두룩하다는게 내 생각이다. 


단적으로 기업의 과감한 투자와 고용을 기피하게 하는  요소 중에 금융(부채) 리스크가 있다. 
1999년 대우그룹과 최근의 동부, STX 등에서 일어난 일을 보면 될 것이다.(그런 점에서 나는 강봉균, 이헌재는 아직도 자기가 한 일이 뭔지를 모르고 있다고 생각한다. 기획 해체는 믿지 않지만, 대우해체의 일파만파 파장을 잘 모르는 것 같다는 얘기다)


장하성은 주식이나 부채로 투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더 비용 효율적이라고 말하는데, 그건 강단 경제/경영학 얘기 일 뿐이다. 장하성은 우리나라 금융기관의 행태, 수준과 재벌대기업의 피해의식을 너무 모르는 것 같다.이건 한국 정치를 논하면서 전쟁과 학살과 분단과 국가의 무소불위 권력과 뒤베르제 법칙이 작용하는 선거제도 등을 빼 놓고 '왜 그렇게 죽기 살기로 싸워?'하고 충고하는 격이다.


또 있다. 장하성은 재벌대기업의 중국리스크(중국기업의 거센 도전)와 고용리스크를 너무 모르는 것 같다. 우리 재벌대기업의 주력 업종/기술은 독일이나 일본 제조업과 달리 중국기업이 비교적 쉽게 도전할 수가 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 기업이 호락호락 따라 잡히지는 않겠지만, 공포는 대단하다. 금융리스크와 고용리스크가 있으니 더 하다.


고용리스크와 관련해서는 '해고는 살인이다'는 절규가 터져나온 쌍용차, 한진중공업 사태를 생각해 보라. 외부노동시장 수준에 비해 2~3배(거의 1억원)를 받고도 만족 못하는 현대차 노조를 생각해 보라. 이 쯤 되면 좋은 곳일 수록 적극적 신규 고용은 미친 짓 아닌가? 물론 외부노동시장 수준과 큰 차이가 안 나는 화이트 칼라는 그래도 좀 낫다. 그래서 나는 재벌대기업과 여기에 맞춘 공공부문의 고용임금을 정상으로 여기는 한국 고용체제는 청년과 미래세대에게 최악의 체제라고 하는 것이다.


그리고 엄청난 이익을 내는 재벌대기업이 임금을 왕창 못 올려주는 이유는 임직원의 임금이 이미 충분히 높기 때문이다. 또 임금의 하방경직성도 있다. 우리가 좀 더 심할 것이다. (그리고 기업 이익도 극소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낼 것이다. 정몽준과 빈털털이 국회의원을 한데 묶어서 재산 통계를 내면 300명이 몽땅 100억대 부자가 되어 버리는데, 이를 근거로 부자 의원-가난한 보좌관-더 가난한 국민 얘기 하면 되겠나? 기업소득-가계소득을 논할 때는 평균을 가지고 얘기하면 곤란하다는 얘기다.)

이런 얘기를 길게 한 것은 장하성을 까기 위함이 아니다. 평균의 농간을 얘기하자는 것도 아니다.


의외로 우리 사회는 부조리나 악덕을 얘기하면서 처지/조건상, 시스템상 그럴 수밖에 없게 되어 있는데, 이를 사람이나 기업의 도덕성/탐욕 문제로 보는 우를 범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양극화, 일자리 문제를 '기업의 단기수익 극대화 전략' 에서 찾는 사람들이 대표적이다. 사흘이 아니라 일주일 쯤 굶은 사람에게, 또 열흘 쯤 굶을 가능성이 높은 사람에게 음식 보기를 (일주일 동안) 삼시세끼 꼬박꼬박 챙겨 먹은 사람처럼 하라고 하면 되겠나?


외환위기 전과 후는 기업과 고용의 리스크 헤징 시스템이 완전히 바뀌었다. 기게 가장 큰 변화다. 대우는 이전 시스템(박정희 시스템)이 제공한 기회를 가장 잘, 창의적으로, 또 극단적으로 활용한 기업이었다. 유사시 국가 산업/수출/고용 전략 하에서 은행과 정부가 리스크를 헤징해 주는 시스템 말이다.


그런데 김대중, 이헌재, 강봉균과 장하성은 이런 시스템의 패악을 너무 크게 봐서 너무 급격하게 박살내 버렸다. 신장섭, 정승일은 바로 이 점을 지적한 것이다. 적어도 내가 아는 한 신장섭은 과거로 돌아가자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 전환을 좀 부드럽게 했으면 좋았겠다는 것이다. 물론 죽은 자식 불알 만지기지만.......


수많은 부조리와 악덕의 뿌리를 파 들어가다 보면, 그래서 이것을 양산하는 시스템을 찬찬히 뜯어 보면, 한국은 양극화, 일자리, 저성장, 저출산, 저투자, 소모적 갈등, 정치 부실과 불신 등이 심화되지 않을 수 없다. 한마디로 시스템의 대전환을 하지 않으면, 나라가 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얘기다.


이런 반동적 공공시스템, 경제시스템을 그대로 두고 진보 보수간 정권 교체? 김, 박, 안, 손 등으로 대통령 교체? 그래서 경제민주화와 복지와 소통 정치 좀 세게 한다? 글쎄 문제의 구조와 뿌리를 뜯어보면 이런 얘기를 감히 못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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