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중요한 문제제기-2010예산안 심의를 바라보는 관전 포인트

펌글입니다.사회디자인연구소 홈피http://www.goodpol.net/discussion/progress.board/entry/256
에 게시된 글입니다. 너무 중요한 문제제기라서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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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위기가 시작되었다 - 2010예산안 심의를 바라보는 관전 포인트

  

정 창수(전 함께하는 시민행동 예산감시국장, 현 사회디자인연구소 전문위원)

 

슘페터는 ‘국가의 예산을 알면 국가의 미래가 보인다’고 했다. 이토록 중요한 2010년 예산안이 제출되었다. 이에 예산을 바라보는 몇 가지 관전 포인트를 제시한다.

  

1. 빚으로 회복한 지지율

현 정권의 지지율이 50%에 이르렀다. 정권퇴진 위기로까지 몰렸던 촛불시위 당시와 비교해본다면 믿기지 않는 결과이다. 상황이 변화한데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는 막대한 재정지출이다. 작년과 올해 우리정부는 공식적으로만 68조의 국가채무를 증가시켰다.

이는 우리나라의 GDP(국내총생산)이 900여조 정도라는 것을 고려한다면 7%가 넘는 규모다. 여기에 보이지 않는 재정지출확대, 예를 들면 공공부분의 지출확대, 그를 위한 보증채무나 특수채, 등을 감안하면, 최소한 백조 이상의 재정지출이 이루어졌다는 것이 관련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결국 현재의 지지율 회복의 비결은 ‘빚’인 것이다. 우리는 전세계의 금융위기가 빚으로 경제성장률을 높인 착시현상 때문이었다는 점을 되새겨 보아야 한다. 또한 현실의 어려움을 숫자만의 성장으로 극복하려 한다면, 또 다시 오직 성장이라는 ‘욕망의 늪’으로 빠져버리게 될 것이다. 이러한 착시를 벗어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어야 한다.

  

2. 예산싸움이 시작되었다.

그런데 최근 국민들 사이에서 예산에 대한 관심이 과거 유래를 찾기 힘들 정도로 매우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그것은 국가채무 때문만은 아니다. 당장 체감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국가채무가 GDP의 230%를 넘어서는 세계최대의 채무정부인 일본도 국민이 이제야(?) 정권을 교체했다.

진짜 원인은 ‘진정한 예산싸움’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과거의 우리 예산은 점증주의적으로 증가해왔다. 일부 ‘몰아주기 예산’이 있었지만, 주된 관심은 항상 커지고 있는 ‘파이’를 누가 더 많이 차지하느냐에 있었다.

하지만 대규모 감세로 인해 상황이 달라졌다. IMF외환위기 당시에는 지출도 같이 줄였고 위기의식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4대강 예산’이라는 핵폭탄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단군 이래 최대 국책사업이라 했던 경부고속철도 사업이 18조 4천억원(당초 5조원)정도였다. 하지만 20여년에 걸쳐 진행되었다. 그러니 4년간 22조 2천억원이 들어갈 4대강의 규모는 비할 수 없다. 더구나 각종 설계변경으로 예산이 계속 증가할 것이다. 결국 한나라당에서까지 4대강예산에 대한 성토가 나오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자신의 지역구의 예산을 빼앗기게 생긴 것이다. 더 많이 얻기 위한 싸움보다 더 뺏기지 않으려는 싸움이 더 치열할 수밖에 없다.

  

3. 실탄이 떨어지고 있다.

문제는 현재 정부의 실탄이 떨어지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정부는 본예산 외에 많은 실탄들이 있었다. 첫째는, 높은 세수증가율에 힘입은 세계잉여금 즉 ‘더 걷힌 세금’이 있었다. 둘째는 각종연기금의 여유재원들이다. 셋째는, 국가예산에 잡히지 않는 공기업 및 정부관련기관들의 예산이다.

그런데 작년부터 세계잉여금이 거의 사라졌다. 대규모 감세 등으로 인해 2007년 16조에 달하던 잉여금이 6조로 줄어들어 예비비의 잉여금등을 제외하면 사실상 남은 돈은 없다. 그래서 눈길을 돌린 것이 각종 연기금의 여유자금과 공기업 부분이다. 최근 수자원공사와 가스공사 등으로 예산 떠넘기기가 진행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공기업의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 아래의 표처럼 노무현 정부 전체 기간 동안 늘어난 공기업부채보다 지난1년 부채증가가 거의 맞먹는다. 공기업의 수익성을 감안하지 않는 정부의 무리한 재정지출 특히 토건사업의 예산이 숨어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 그러니 4대강사업이 시작된 2009년 올해의 예산이 포함되면 그 규모는 더욱 급증할 것이다. 결국 남은 실탄은 연기금의 여유재원이다.

7월에 나온 녹색성장위원회의 ‘녹색투자촉진을 위한 자금유입활성화방안’이라는 보고서를 보면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을 개정하여 연기금의 참여를 촉진시킨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바야흐로 미래의 실탄마저 쓰려는 것이다.

 

공기업총자산현황(단위 : 조원)

 

2004

2005

2006

2007

2008

자산

192

214

240

267

309

부채

88

99

118

138

176

자본

104

115

121

129

132

*예산정책처 “2009년 국가주요 쟁점사업”

 

4. 숫자들에 가려진 투명성

“세상에는 세 종류의 거짓말이 있다.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 그리고 통계”마크 트웨인은 영국의 수상 디즈테일리의 말이라면서 한 풍자이다.

2010년 예산안도 마찬가지이다. 정부는 공식적으로 총지출이 2.5%증가했다고 밝히고 있지만 이는 금융이기 이전에 책정된 본예산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추경기준으로는 3.3%감소했다. 아마도 재정축소라고 발표될 경우 출구전략 등 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염려한 듯하다. 하지만 이런 왜곡은 정부에 대한 불신만을 키울 뿐이다.

 

2010년 정부예산안 

 

’09

’10안

(B)

 

증감률

(B/A)

본예산(A)

수정

추경

◇ 총지출

284.5

293

301.8

291.8

2.5

ㅇ 예 산

204.1

217

210.3

202.8

△0.6

ㅇ 기 금

80.4

94

91.5

89.0

10.6

* 정부예산보도자료 등에서 재구성

 

한 가지 더 우려스러운 점 앞의 표에서도 보여주듯이 또다시 추경예산 등으로 예산을 증가시킬 것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평시에도 항상 있어왔듯이 추경예산을 통한 예산증액의 유혹을 더욱더 느낄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꼭 필요한 예산을 일부러 적게 책정하는 예산전략이 쓰일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면 빈곤층예산을 모자라게 책정하면 어쩔 수 없이 야당등도 예산증액에 동의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악용하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정부의 투명성은 중요한 의무이다. 투명성은 자료를 내놓는 것뿐만 아니라 접근성과 편의성이 수반되어야 한다. 일반 국민이 알아보기 힘든 자료는 공개하지 않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5. 임박한 재정위기-국가채무

1995년 OECD국가의 국가채무는 GDP평균 70.2%였고 2006년도에는 77.1%로서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 이중 큰 폭의 변화를 보인 나라가 일본과 한국이다. 일본은 87%에서 179%로 한국은 5.5%에서 27.7%로 증가했다. 최근 일본은 230%를 넘어섰다는 보고서가 나오고 있다. 재정개혁을 부르짖은 하토야마 총리도 또다시 채무확대이야기를 꺼내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의 부채가 계속 급증한 이유는 IMF외환위기로 인한 공적자금과 통화안정을 위한 외평채의 꾸준한 증가 때문이다. 하지만 2007년과 2008년은 공적자금의 국채전환이 종료되었고, 수십조의 세계잉여금 때문에 국가채무가 잠시 낮아졌다.

하지만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이러한 여유자금의 부족으로 채무가 급증, 정부의 주장대로라도 올해만 58조가 증가하고 앞으로도 4년간 127조의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문제는 우선, 이 기준마저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것이다. 당장 내년도인 2010년의 경제성장률을 민간연구소들에서는 3%대 이하로도 추정하고 있는 현실에서 그 이후의 통계는 신뢰하기 어렵다.

둘째, 채무의 기준이 모호하다는 점이다. 최근 이한구의원은 국가부채가 넓은 의미로 1439조원(2008)에까지 이른다고 주장했다. 또한 옥동석교수(688조원,2007), 예산정책처(1281조,2007)라는 주장도 있다. 물론 국민연금납부금을 부채로 포함시키는 등 논란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새로운 기준’에 대한 공론화 작업을 국회에서부터 진행해야한다.

  

연도별 부채상황 

 

‘02

‘06

‘07

‘08

’09(추경)

’10

’11

’12

’13

실질성장률(%)

7.0

5.1

5.0

4.2

△2.0

4.0

5.0

5.0

5.0

국가채무(조원)

133

282

298

308

366.0

407.1

446.7

474.7

493.4

(GDP 대비, %)

18.5

31.1

30.7

30.1

(35.6)

(36.9)

(37.6)

(37.2)

(35.9)

정부보도자료(2009.9.28) 재구성

 

6. 복지증가 프레임

예산을 거론하면 항상 논란이 되는 부분이 복지예산이다. 복지예산의 비중이 제일 크며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논리이다. 이는 복지지출을 감소시키기 위해 항상 중요한 논거로 내세우고 있는 팩트(fact)이다. 하지만 그 내역을 들여다보면 많은 특이한 점이 발견된다. 복지예산에는 공적연금(국민,공무원,군인,사학), 보육예산, 노동, 주택은 물론 보훈예산까지 포함되어 있다. 실제 전체 81조원(2010예산)중에서 복지부 예산은 31조이며 이중 국민연금 등 기금을 제외하면 19조에 불과하다. 이중 기초생활수급자 예산만 7조2천억원에 이른다. 따라서 복지분야 중 가장 많은 예산은 공적연금으로 25조에 이른다.

내년증가분 중에서도 국민연금지급액(1.5조), 공무원․사학․군인연금(0.7조), 기초노령연금(1.3조)등 제도적 증가분이 3조원에 달한다. 이외에도 보금자리주택 융자금 2.6조원이 포함되어 있다. 여기에 물가인상이나 자연증가분 등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그러므로 실제로는 오히려 5조원 이상의 복지예산이 감소되었다고 보여진다.

 

7. 지방재정의 위기

최근 예산정책처 자료를 보면 MB정부 5년간 지방재정이 30조원이 감소한다고 한다. 감세는 중앙보다 지방에 더 취약하다. 중앙은 국채라도 발행하지만 지방은 그것도 여의치 않은데다가, 중앙재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종부세만 10저원가량이 세수감소가 예상된다. 더구나 이 세수감소가 모든 지역에 균등하게 부담되는 것이 아니라 재정여건이 어려운 곳에 집중되기 때문에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최근에는 소비세의 5%를 지방소비세로 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지만, 오히려 지역별 불균형을 더욱 악화시킨다는 반론이 많다. 따라서 악화된 지방재정이 지역의 그 나마의 안전망을 얼마나 악화시키는지 이 부분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8. 과거예산이냐 미래예산이냐

미국 클린턴 행정부 당시 사실상의 두뇌집단 역할을 한 진보정책연구소에서는 보고서를 통해 예산을 과거예산, 현재예산, 미래예산으로 분류하여 분석하였다. 과거예산이란 재정적자로 인한 부채 등 과거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지출이고, 현재예산은 국방비 공무원인건비 사회보장비 등 현재의 소모성 지출을, 미래예산은 교육과 직업훈련, 연구개발등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는 어떠할까? 아무래도 교육과 직업훈련에서는 조직의 유지 및 관리 등 현재 예산정도에 머물러 있는 것이 대부분이고 연구개발도 우주항공, 자동차 등 대기업 중심인 경우가 많다. 내년 산업․중소기업․에너지 분야가 무려 6조나 감소했다고 하니, 아마도 약한 중소기업예산의 대폭감소가 예상된다. 따라서 위기를 기회로 삼아 과감히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가 아니면 현상유지에 급급하여 미래에 짐을 떠넘기는가 하는 것이 이번 예산심의에서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되어야한다.

 

9.법과 원칙을 지켜내는가

2008년과 2009년은 위기를 이유로 예산관련 법과 제도가 무력화 되었다. 따라서 역설적으로 재정건전성을 진보개혁세력이 주장하게 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현재와 같이 재정의 숫자의 암호로 감추고 폭탄돌리기를 하는 상황에서 역할이 뒤바뀐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일부 진보진영은 재정건전성에 초점이 맞취질 경우 신자유주의 진영에 말려 들것이라는 우려를 하고 있다.

   

10. 2010년은 재정위기론이 본격화되는 해

예산심의는 결산을 포함하고 있다. 대부분의 경우 결산은 지나간 일이라 하여 관심을 두지 않는다. 하지만 결산이야말로 정치적으로 포장되고 감추었던 예산의 허구와 문제점이 적나라하게 나타나는 평가의 장이다. 작년까지는 이전 정권의 상대적인 재정건전성 덕분에 여유가 있었던 데다가, 금융위기가 본격화되지도 않았기 때문에 그나마 나았지만, 감세가 본격화되고 마이너스 성장에다가 과도한 재정지출을 하고 있는 올해부터는 재정위기가 본격화되었다. 이 상황은 이미 조금씩 드러나고 있지만 본격적인 내용은 2010년 2월 재정부가 결산을 정리하면서 드러날 것이다. 아마 지방선거에서도 이 문제가 이슈중의 하나가 되리라고 본다. 그나마 다행은 IT코리아의 결과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과 제도개선으로 결산이 이렇게 빨리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10년 전만 해도 결산이 10월에야 이루어졌다는 것을 생각하면 국가운영을 위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여하튼 우리는 위기를 좀 더 빨리 알 수 있게 되었다.

  

결론 - 숲을 보는 예산심의

‘사소한 것에 대한 관심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예산심의를 할 때 큰 사업을 보지 못하고 작은 사업들로 날을 지새는 상황을 비유한 것이다. 예를 들면 3-4조짜리 원자력 같은 것은 손도 못 대고, 제2건국위나 시민단체 지원금 같은 그야말로 푼돈을 가지고 옥신각신 하다가 회기 막바지에 겨우 통과시키는 것을 빗대기도 한 것이다. 이 법칙을 영국 경제학자 파킨슨이 주장한 것이니 서구국가들도 국회의 기능이 별로 나은 것이 없는 모양이다. 그래서 이런 대의제 민주주의의 문제점을 보완하고자 NGO등의 필요성을 보수 세력이 주장한 것이다. 하지만 그 NGO가 성격상 진보적인 성격을 띄울 수밖에 없는 것 eh한 역사의 역설인 셈이다.

아무튼 작은 나무도 보아야 하겠지만 숲을 보면서 국가를 파악하고 미래의 지도를 그려 내야한다. 국회의 최근의 예산수정률은 0.2%대에 불과하다. 예산심의라는 국회의 본원적 기능을 살리는 노력이 필요하다. 문제의식을 가지고 예산을 바라보자, 문제의식이 있어야 문제를 의식한다. 왜냐면 그 돈은 우리들의 돈이며 우리미래세대의 삶을 결정하는 돈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by 김대호 | 2009/10/17 10:56 | 보건의료복지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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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9/10/17 20:58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김대호 at 2009/10/17 23:06
좌담회 좋습니다.
그런데 어떤 분들이 오실지 궁금하네요.
아무래도 저보다야 젊겠지요?
하여간 반갑습니다. 자세한 것은 전화나 멜로 얘기 합니다. 제 멜은 itspolitics@naver.com 입니다.
Commented by 몽몽이 at 2009/10/18 09:08
국회 회의록 같은 것들 보면 야당일수록 숲보다는 나무에 집착하는데 특히 자기네 꼬붕 사회단체 뭐 이런 부분. 그리고 거시적인 부분은 황당한 명분 싸움에 걸고 넘어가는 떡밥 정도로나 여길 뿐.
한마디로 예산이 어떻게 쓰이는지에 대한 거시적인 흐름을 파악하는 의원놈이 거의 없다는 그런 것 아니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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