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해법은 정녕 불가능한가?

우리가 일손이 부족한 국가라면 쓸 해법이 못되지만 그런 나라가 아닌 이상 검토해 볼만하다고 생각한다.  산업연관표 상에서는 우리나라 8시간 기준 노동인구는 2000만명이 안된다. 총취업자는 2400만명, 비경활인구 속에 숨어있는 사실상 실업자 300만명이다. 그나마 정규직 근로자는 1100만명 내외. 그래서 이런 해법을 생각하는 것이다. 물론 이건 단지 현대자동차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수요는 많지만 노사의 이해관계와 비정규직법 때문에 24시간 가동할 수 없는 고가의 설비, 장비—예컨대 병원의 MRI(자기공명영상촬영장치) 등—를 돌리는 곳에도 다 적용 가능하다. 현대자동차 노사는 2011년 가을 노사 합의를 통해 2013년 경부터 밤샘근무를 없애고 주간 연속 2교대를 시행하기로 하였다고 한다. 현행 주간조(오전 8시~오후 7시)와 야간조(오후 9시~다음날 오전 8시)가 10시간씩 주야로 맞교대하는 시스템이, 주간 1조는 8시간(오전 6시30분~오후 3시10분), 2조는 9시간(오후 3시10분~밤 12시50분) 일하는 시스템으로 바뀌는 것이다. 이로인해 연간 가동시간이 4,178시간에서 3,699시간으로 연간 479시간 줄고, 생산량은 연간 164만대에서 145만3천대로 18만7000대 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내가 제안하는 것은 새벽 1시부터 오전 6시30분까지 5시간 30분을 파트타임 고용으로 공장을 돌리는 시스템이다. 나는 파트타임 근로자들의 근속기간과 숙련도 등을 감안하여 시간당 임금(통상급)은 현재 정규직 근로자의 60~80%를 지급하고, 2년 고용에 따른 자동 정규직 전환 조항을 유보하고, 생산 물량 감소시 우선 고용 조정을 허용하는데 대해 당사자를 포함한 사회적 합의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사회적으로 보면 8시간씩 3교대 또는 4조3교대제가 최선일 것이다. 하지만 시장(경기) 상황과 소비자의 변덕과 제품 경쟁력 등에 따라 차종 별로 주문 물량이 요동치는 것이 현실이고, 또 한국에서 대기업 정규직 고용조정은 ‘살인’으로 여겨지는 것도 또한 현실이라 기존 정규직의 기득권(일정한 연장근로와 정년보장)을 존중해야 한다면, 이런 특단 내지 변칙적 대책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생각을 하는 이유는 이 같은 근로조건(월 150만원~200만원 수준의 임금)을 수용할 용의가 있는 사람이 수백 만명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존재는 기존 노조원들 입장에서 분명히 불편한 존재이다. 차별(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 위배)이라는 따가운 시선도 부담스럽고, 노조원이 아닌 존재들이 공장을 돌리는 것 자체도 부담스럽다. 기업 입장에서는 향후 터져나올지 모르는 정규직화 요구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 그래서 주문도 밀려있고, 설비•장비는 놀고 있고, 정규직 임금의 60~80%라도 준다면 일하겠다는 사람은 넘쳐남에도 불구하고, 일자리가 안 만들어지는 것이다. 지난 200년 동안 전세계 노동운동이 추구해 온 핵심 가치인 노동시간 단축이 전혀 기쁘지 않은 것은, 평균연령 45세가 넘는 현대차 생산직의 체력이 주야 맞교대를 감당하기 힘들 지경으로 갔고, 기업은 주문 물량은 넘쳐나도 고용에 대한 공포 때문에, 젊은 생산인력을 채용하기 보다는, 이윤을 포기하는 쪽(심야 노동 폐지)으로 가버리기 때문이다. 이 모든 문제는 결국 고용의 10~20%를 차지하는 좋은 직장과 고용의 80~90%를 차지하는 민간 중소기업의 엄청난 격차 때문이다. 노동의 양, 질이 아니라 수익성과 교섭력과 힘에 따라 근로조건이 정해지는 현실이다.

 

어쨌든 이런 방식은 근로시간 단축을 통하여 수십 수백만명의 신규 파트타임 고용을 늘리는 전략의 일환이다. 한국에서 근로시간 단축이 신규(파트타임) 고용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것은, 노조의 고용불안과 고용은 반드시 8시간 이상 일하는 정규직이어야 하고, 2년 고용하면 의무적으로 정규직을 전환하도록 한 비정규직 법의 영향이 크다고 보아야 한다.

 

한국에서 노동시간 단축은 변형된 임금인상도, 대상자의 건강과 행복 때문만도 아니다. 이는 신규 일자리 창출 전략의 일환으로 보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임금감하를 수반하는 노동시간 단축과 효율성이 크게 훼손되지 않는 일자리 쪼개기(근무시간 변경, 파트타임제 도입 등)는 이제는 실행해 봐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

그리고 인류의 일자리 문제는 결국에는 노동시간 단축을 통해서 해결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8시간을 6시간으로, 더 간다면 하루 5시간이 될지도 모른다.  OECD평균보다 연 500시간은 더 일하는 한국은 더 더욱 노동시간 단축의 필요성이 크다. 그리고 이를 1인당 GDP(2010년 기준 월 200만원) 수준의 일자리의 확대로 연결해야 한다. 그런데 이게  노사의 기득권과 명분에 집착하는(비정규직을 현실로 인정하지 않는) 법과 문화 때문에 잘 안되니......의견은 어떠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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