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들의 책 책 책

어제 밤에는 1453년 비잔틴제국의 수도인 난공불락의 콘스탄티노플성이 오스만의 술탄 메메드2세(?)에게 어이없이 함락되는 과정을 책으로 읽었다. 당시 성안에 최소 10만명의 시민이 있었는데, 방어군은 겨우 7천명. 그나마 용병과 자원병은 4천명, 상비군이 3천명. 포위군은 그 보다 월등히 많았고. 정신이 썪어있었다는 얘기

오전 6시경 일어나 문재인의 "사람이 먼저다" 주요 부분 줄치며 읽었다. 탄식이 절로 나왔다. 1부 예배(10시) 끝나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11:30~40분 경) mbc95.9MHZ “배한성, 배칠수”의 고전열전 삼국지를 들었다. 촉나라 2대 황제, 유비의 아들 유선이 수도 성도를 기습적으로 포위한 위나라 장수 ‘등에’에게 어이 없게 항복을 하는 장면이 흘러나왔다. 

**면박이라는
 단어의 어원을 알았다. 고대 중국에서 왕이 적장에게 항복을 할 때는 자신의 손을 뒤로 묶고, 얼굴은 적장을 향하고(그래서 면박이란다), 수레에는 관을 실어 적장의 처분을 기다리는 것이 격식이었다나??? 

주요 대선 후보들이 공약집이나 다름없는 책을 냈으면, 또 정식으로 공약을 발표했으면, 심도 깊고, 날카로운 책/정책 비평을 해 줘야 마땅하다. 후보가 내는 보통 책이 아니다. 한 개인의 저작도 아니다. 그것은 후보와 최측근 동지들의 정치적, 정책적 지혜의 총화이다. 따라서 국운을 좌우 할 수도 있는 책이다. 그런데 제대로 비평하는 사람도, 언론도 없으니..... 지금이 대한민국의 제반 시스템을 재건축 수준으로 리모델링을 해야 하는, 총체적인 구조개혁 시기가 맞다면 이것은 망조다. 

(솔직히 김대호는 그나마 가장 지지율이 높은 안철수의 책에 대해서, 꽤 심도 깊고 까칠한 비평이라도 했고, 더 나아가 비평과 조언을 담은 대담집(CPR)이라도 내려고 하니, 망가진 대한민국을 물려 받고, 지금의 정치지도자와 지식인들을 원망할 후대에게 할 말이라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지금 힘깨나 쓰고 글깨나 쓰는 사람 대부분은 역사의 법정의 판관에서 그냥 면박을 당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문재인 책을 보니, 김수현 교수가 작성 내지 감수한 것이 분명한 주택 정책(263 P)과 문화예술 정책(309P)은 참신하고, 공감도 많이 갔다. 밑줄치고, 메모하고, 암기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핵심 문제 의식과 현실 인식, 그리고 핵심 철학과 가치가 한숨이 나왔다. 등뼈가 뒤틀려 있고, 국지적으로 참신한 정책이 몇 개 붙어있었던 것이다. 참여정부를는 신자유주의 정부로 규정하고 총체적으로 부정하는 철없는 좌파들의 주장을 전폭적으로 수용하였다. 노무현 대통령이 이 책을 봤다면, 문재인의 행보를 봤다면 아무래도 경악을 금치 못했을 것 같다는 느낌이 있다. 

후보들이 낸 책 중에서 후보의 입김과 체취가 가장 강하게 묻어난 책은 순서로 매기면 손학규 책-> 안철수 책-> 김두관 책-> 문재인 책 순이다. 문재인 책은 솔직히 문재인이 감수나 제대로 했는지 조차 의문이다. 문재인이 쓴 책이 아니고, 바빠서 감수도 못했다 해도, 이런 거시기한 책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 한다. 

노무현과 내가 존경하는 몇몇 핵심들(안희정, 이광재, 김병준 등)은 유비, 제갈량, 관우, 장비를 연상시킨다. 그런데 문재인과 그 측근들은 아무래도 유선과 그 신하들을 연상시킨다. 

2007~10년 동안 여의도에서 나도 친노 소리, 노빠 소리를 꽤 들었다. 참여정부의 합리적 핵심들을 열렬히 옹호하고, 지나친 폄하, 말도 안되는 공격에 대해서는 강하게 받아쳤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는 더 이상 친노 소리는 들을 것 같지는 않다. 여전히 노빠 소리를 들을 지는 모르지만.......저녁을 먹어야 하니 이만. 쓸 말은 꽤 많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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