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와 안철수, 박근혜와 문재인, 그리고 문재인과 손학규 김두관 선거,정당 비평

토요일은 관악산, 일요일은 북한산을 탔다. 토요일 저녁에 경기도 경선 결과가 TV자막을 스치는 것을 보고, 민주통합당 경선은 완전히 끝났다는 것을 알았다. 결선투표도 있을 수 없다는 것도 알았다. 그래서 일요일 저녁의 최종 경선 결과는 관심도 없었지만, TV 자막이 알려 주었다. 나와 각별한 인연이 있는 조어인 "공평과 정의"도 자막을 스쳐 지나가서 잠깐 놀랐다. 하지만 여의도에서 몇년 구르다 보니 슬로건은 잠깐 걸치는 포장지나 옷 이상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무심해졌다. 

여론조사 결과에 근거하여 문재인 대세론을 믿어 의심치 않던 사람들과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고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시민(상식인)들이 손학규, 김두관 캠프 및 지지자들의 비이성적인 낙관과 기대를 접했을 때 느낌이 어땠을까?

나는 이 느
낌을 안다. 문재인 대세론을 믿어서가 아니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시민(상식인)의 눈을 잊지 않으려 노력했기 때문이다. 

평범한 상식인들의 눈으로 보면 문재인이 10%대의 지지율을 보일 때 손학규 김두관이 5% 미만의 지지율을 보인 이유가 분명히 있다. 
그래서 나는 도토리 키재기 하는 수준의 저조한 지지율을 가진 손학규나 김두관이 특단의 대책을 세우리라고 생각했고, 그 방향은 당연히 '진보 혁신'이라 생각했다. 낡은 진보와 대립각을 어느 정도는 세우리라 생각했다. 그러면 나와 협력 할 것이 꽤 있으리라 생각했다.

물론 완전히 오판이었다. 두 사람 다 문재인을 형편없게 봤고, 
경선과 본선을 분리했다. 경선은 좌클릭, 본선은 중도로, 시간이 가면 문재인의 허접함이 드러나서 최소한 결선 투표까지는 가리라 생각했다. 

이렇게 폄하하고 낙관을 하니 참신한 정책과 메시지가 있을리 만무했다. 이래서는 안되겠다 싶었는지 김두관은 초반에 '징병제 폐지'를 내 질렀는데, 설익고 돌출한 공약이다 보니 더 좌파적이고, 준비도 덜됐고, 불안한 지도자 이미지를 강화하였다. 

손학규는 '유능한 진보' '준비된 대통령' '성찰 반성없이 돌아온 참여정부 안된다'는 '업계' 사람들만 아는 메시지만 날렸다. 8차례에 걸쳐 두툼한 정책 발표회를 했으나 대중에게 각인된 것은 출마선언문에서 언급한 '저녁이 있는 삶' 정도이다. 정책 발표회는 들인 품에 비해 재미를 너무 못 봤다는 얘기다. 

손학규, 김두관의 패인을 얘기하는 것이 이 글의 목적이 아닌데 길어졌다. 

내 얘기는 문재인에 대한 비이성적 낙관과 기대를 하는 사람들은 손학규, 김두관 캠프및 지지자들의 오판을 답습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박근혜 지지율이 40%가 나올 때, 문재인 지지율이 그 1/3~1/4 수준 밖에 안되는 이유가 분명히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문재인 지지율 10%는 민심/천심이고, 박근혜 지지율 40%는 환상이고, 거픔인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손학규, 김두관 캠프 및 지지자들이 몇 개 월 전부터, 문재인이 자신들보다 몇 배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는 것이 거픔이 아니며, 민주통합당 경선은 이변이 없으면 자신들이 참패하는 판이라고 생각하고, 움직였다면 결과는 이렇게 허망하지 않았으리라 생각한다. 

이것은 문재인 캠프 및 지지자들에게도 해당된다. 박근혜와 문재인 관계는 문재인과 손,김의 관계와 비슷하다. 이변이 없으면 진다. 박근혜는 보수 혁신을 주도하고 있고, 이명박과 세종시 문제 등으로 몇 번은 대판 싸웠다. 정책도 비교적 치밀하게 준비되어 있다. 그리고 바둑의 이창호 처럼 좀체 실수를 하지 않는다.(최근에 인혁당 관련 발언에서 실수를 했지만......) 그런데 문재인은 '진보 혁신' 내용이 없다. 개념도 없다. 참여정부와 정책적으로 대립 각을 세운 적도 없다. 간판 공약인 일자리 공약도 허술하거나 황당하기 짝이 없다. 일대일로 붙여보면 정말 게임이 안된다. 

싸움의 기본은 적을 알고 나를 아는 것인데, 박근혜와 문재인은 도저히 게임이 안될 정도로 전력 격차가 크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전략, 전술의 전제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박근혜와 안철수 관계도 비슷하다. 게임이 안될 정도로 전력 격차가 크다고 보아야 한다. 특단의 대책 없으면 진다. 또 12.19에 이겼다 하더라도 정치적, 정책적 환골탈태 없으면 '집권 세력의 도살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래저래 대한민국의 국운이 풀리지 않고, 내 운도 풀리지 않는 것 같아서 답답하지만 어쩌겠는가? 더 암울한 시대를 살다간 혁명가 선배들을 생각하면서 위안을 삼아야지......

2012/09/17


덧글

  • 零丁洋 2012/09/17 16:20 # 답글

    대한민국은 바람의 나라죠. 자신의 계급과 이익에 충실한 것이 아니라 마치 연예인 감상하 듯 인물의 광대 짓을 평가하죠. 그리고 소문과 분위기로 선택하죠. 호사는 한 순간일 뿐이고 이후 철저히 무시당하죠. 그리고 또 다시 바보 짓을 반복하죠.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