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영 폭력의 뿌리 注目! Attention!

아들이 군대 생활 힘겹게 하고 제대한 지 1년이 됐는데, 그 때 늘어놓았던 푸념의 뿌리를 알려주는 통계를 확인했다. 한국에서는 지극히 드문 22년차 군사/국방 전문기자 유용원의 강연을 통해서다. 

1986년 현역 판정률은 51%였는데 2010년 이후에는 91%다. 이대로 가면 2022년에는 98%가 된단다. 이 쯤이면 신체나 정신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사람 아니면 몽땅 현역 판정을 받는다. 

그런데 우리 중고등학교는 상위 40% 이내에 드는 학생을 제외한 나머지에게는 일종의 감옥이다. 어린 마음의 상처와 누적된 스트레스가 오죽 하겠나? 이들이 고참이 되면 권력자가 된다. 여기서 어떤 일이 벌어지겠는가? 그래도 지원병이 많은 해공군은 좀 나을 것이다. 하지만 육군은 상처받고 짓눌린 병사들의 비중이 훨씬 높을 것이다. 

병사들과 같이 밀착해서 움직이는 부사관들 문제도 심각한다. 고졸이 최종학력인 부사관 비중은 72%다. 하지만 병사들의 경우 21%다. 대학 재학 중이거나 졸업한 부사관의 비중은 4%지만 병사들은 51%다. 학력이 리더십과 인격은 아니지만, 인간관계에 끼치는 영향이 적지는 않다. 

소대장의 89%, 중대장의 35.6%가 단기 장교다. 옷 벗으면 살인적인 취업난에 시달릴 사람들이다. 이들의 관심이 내무반(생활관)과 사병 간의 관계에 얼마나 갈까? 

과거에 비해 군내 사망자/자살자는 엄청 줄었다. 1990년에는 총 사망자가 404명(자살자 155명)이었는데, 2013년에는 총 사망자 90명(자살자 62명)이다. 하지만 이들은 대부분 외아들이고, 무엇보다도 사건은 sns와 언론에 그대로 노출이 된다. 

이 쯤되면 우리 군의 영관급 간부들의 관심이 어디로 향할까? 국방과 군 문제는 한 두가지 아니다. 사병인권/병영문화는 그 중의 작은 일부에 불과하다. 

긴 얘기 짧게 줄이면, 지금 우리 군은 안보 환경에 비해서도, 병력 자원에 비해서도 너무 큰 규모의 군을 운영한다. 또 국방예산을 사병과 부사관에 너무 적게 쓴다.(이 것부터 해결하고 모병제를 얘기해야 할 것이다)

예산의 불균형이 극심한 것은 국방 전략과 군 운영 전략과 관련한 지식/정보가 민간에, 공론 시장에, 정치권에 너무 부족하기 때문이다. 모든 권능이 상부에 집중되어 있을 수 밖에 없는 조직이 군대인데, 이들(특히 상부)을 통제할 지식/정보가 기본적으로 폐쇄적 전문가집단(사관학교 출신)에 집중되어 있으니......

국회 국방위도 그렇고, 국방부 문민화는 한참 멀고.......(내가 과문해서 그런지 모르지만, 사관학교를 나오지 않는) 민간 전문가라고 해 봤자, 유용원, 홍장기, 김종대 등 다섯 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 정도니.......이렇게 되면 군대는 장군을 위한 군대가 될 수 밖에 없다. 별도 많고, 병력도 많고, 무기는 최신식이지만 싸움은 제대로 할 수가 없다. 

이렇듯 한국은 시스템 문제가 심각한다. 모든 분야가 다 그렇다. 환경과의 부조화, 본질(소명)의 훼손, 가치전도된 행위 등이 극심하다.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다. 병영참사, 세월호 참사, 특별법 참사는 그 한자락을 보여 줬을 뿐이다. 공공, 고용, 노조, 농협, 교육, 금융, 재정, 산업, 의료 등에서도 반복된다. 대한민국 자체가 무너져 내리고 있다. 

이건 진보와 보수 문제가 아니다.대통령이 누가 되고, 당대표가 누가 되고, 집권당이 어느 패가 되는지 문제도 아니다. 가장 큰 책임은 모든 시스템의 설계자이자 개량자인 정치시스템에 있다. 내가 2012년에 팔자에 없을 것 같은 입당과 출마를 하고, 유력 대권 주자에 독설을 퍼붓고, 2013년에는 탈당을 하고, 세월호 참사와 관련하여 딴 소리를 종종 하고, 지금은 새로운 정치세력을 형성하는데 벽돌 하나라도 놓겠다고 광분하는 이유다.


덧글

  • EST 2014/09/13 14:34 # 답글

    '학력이 리더십과 인격은 아니지만, 인간관계에 끼치는 영향이 적지는 않다.'라는 대목에서 생각났는데, 군대에서 만난 지독히 못된 것들은 다 '배운 놈들'이었습니다. 제 주변 사람들 대부분의 경험상 견해도 다르지 않고. (쓰신 글의 전체가 아닌 지엽적인 내용을 언급하는 덧글이라 송구합니다만... 어떤 사안이 아닌 경향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이야기라고 하면 꼭 그런 것만은 아닐 지도 모르지요)
  • 잠꾸러기 2014/09/13 15:48 #

    구성원 사이의 학력 갭이 리더십 행사나 상호 이해에 다소 걸림돌이 될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학력차에 의한 자격지심이 없다고 말하기는 힘든 현실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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